곰팡이 보고서

저자

박효미 동화집 정문주 그림

브랜드

분야

출간일

2018-07-11

ISBN

9791160401738

가격

10,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블랙아웃》의 작가 박효미가 돌아왔다!

도시의 뒷골목에서 펼쳐지는 알싸한 이야기들

한겨레아이들 ‘높은 학년 동화’ 시리즈가 서른일곱 번째 책을 출간했다. 《블랙아웃》의 작가 박효미의 신작 《곰팡이 보고서》이다. 장편동화 《블랙아웃》은 위기 상황에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어른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꼬집으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이다.

새 작품 《곰팡이 보고서》는 네 편의 중・단편 동화를 수록한 동화집이다. 네 작품은 모두 도시의 주거공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할 서울의 마지막 뒷골목들,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는 이웃 공동체, 아파트 숲 사이 어딘가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는 공간의 이야기들이다. 화려하고 풍족해 보이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번 작품집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우리가 외면했던 도시 뒷골목의 정답고, 쓸쓸하고, 간담 서늘한 이야기들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폐허 속에서도 계속되는 삶의 온기

작가는 이 책의 이야기들이 직접 살았던 곳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책머리에 밝혔다. 30여 년의 도시 생활에서 열네 번의 이사를 하는 동안 작가는 재개발로 폐허가 되어 가는 동네와 좁은 방을 골목과 맞대고 살아가는 주택가, 푸근한 인심이 남아 있는 공동주택, 대단지 아파트의 배타적인 삶을 목격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와 집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이야기들은 어딘가 쓸쓸하고 외롭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사람들이 떠나버린 빈 동네에 남겨진 동물들, 위태로운 삶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아이들, 아무도 모르는 감춰진 공간의 삶들이 그렇다. 하지만 한편으로 작가는 폐허가 된 골목 위에서도 계속되는 삶의 온기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아이들다운 아이들이 뛰놀고, 티격태격하면서도 함께 살 궁리를 하고, 약한 존재를 돌볼 줄 아는 삶이 조용히 숨겨져 있다.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했던 도시의 삶이다.

지은이 박효미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우리 사회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동화로 쓰고 있다. 그동안 《일기 도서관》 《노란 상자》 《말풍선 거울》 《길고양이 방석》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오메 돈 벌자고?》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7월 32일의 아이》 《블랙아웃》 《고맙습니다 별》 들을 썼다.

그린이 정문주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 기를 좋아해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공부만 한다고? 반칙이야!》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 《걱정쟁이 열세 살》 《이정형외과 출입금지 구역》 《기억을 가져온 아이》 《천둥 치던 날》 《짜구할매 손녀가 왔다》 들에 그림을 그렸다.
작가의 말
소금마을 이발소
은행나무 아래에서
정동철의 초록 수첩
곰팡이 보고서
소금마을 이발소
소금마을에 재개발이 예정되자 이웃들은 하나둘 떠나고 빈집이 늘어 간다. 마을은 폐허로 변해 가고, 골목은 점점 스산해진다. 노란색 페

인트칠로 사람이 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갈 곳 없는 몇 가구가 남아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소금마을의 유일한 어린이 해수와 윤호는 사람들이 떠나며 남기고 간 동물들을 모아 돌본다. 주인 없는 ‘소금마을 이발소’가 둘만의 동물보호소이다.
살던 집을 그리워할 정도로 똑똑한 닭 꼬꼬가 사라진 어느 날, 해수와 윤호는 꼬꼬를 찾아 마을을 헤맨다. 언덕과 골목길, 빨간 딱지가 붙은 집 하나하나는 해수도 알고 윤호도 아는 누군가가 살던 곳, 사연과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그날 저녁 해수네 집에는 고소한 닭고기 냄새가 풍기고, 해수는 할머니로부터 진짜 동물보호소에서 나온 사람들이 동물들을 데려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은행나무 아래에서
아빠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반지하 빌라로 이사 온 진후네는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분노에 싸여 집 안에 틀어박힌 아빠와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든 엄마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 잡아먹을 듯 싸운다. 거기에 늙은 개 또또는 좁은 집에서 사고만 치고 다니며 아빠의 화를 돋운다. 급기야 아빠는 또또를 집 밖으로 내쫓아 버리고, 진후는 은행나무 아래 또또의 자리를 만들어 준다. 또또는 어딘가로 사라지고 진후가 또또를 찾아 헤매는 동안 엄마 아빠는 또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데……. 또또가 쓸모없는 개가 되어 버려질 때, 진후 역시 쓸모없는 아이가 되어 상처받고 있었음을 엄마 아빠는 문득 깨닫게 된다.

정동철의 초록 수첩
서울 변두리의 30년 된 연립 주택 초록빌라에는 다섯 가구가 살고 있다. 2호에 사는 3학년 동철이는 학교가 끝나면 학원 순례를 하는 대신 동네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어린이다. 하루해가 길기만 한 동철이의 심심한 나날들에 1호 할머니가 내놓은 생선 몇 마리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박감이 흐르기 시작한다.
동철이는 탐정이 되어 생선을 훔쳐간 도둑을 쫓는다. 범인은 초록빌라 주민 중 한 명. 1호와 2호를 제외한 세 집으로 범위를 좁혀 간다. 수사는 미궁으로 빠져들며 1호 할아버지와 6호 할아버지의 싸움으로 번지고, 우여곡절 끝에 3호 형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서른 살(이지만 열 살의 정신을 가진) 3호 형이 길고양이 밥을 챙기느라 생선을 가져갔던 것.
두 번째 사건은 6호 할아버지가 아끼던 뒤주를 가족들이 재활용품으로 내놓은 뒤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이번에도 동철이는 다섯 집을 샅샅이 조사하며 기발하고도 집요한 추리력을 발휘한다. 결국 범인은 4호에 사는 백수 누나로 밝혀졌다. 손재주 좋은 4호 누나는 공무원 시험 공부 대신 몰래 가구 리폼의 세계의 빠져 있던 것.
두 사건을 중심으로 연작 형태를 띠고 있는 <정동철의 초록 수첩>은 도시에서 사라져 가는 이웃 공동체의 원형을 보여 준다. 오래된 집들이 간직한 갖가지 사연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답고 푸근하다.

곰팡이 보고서
아파트 숲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도시 아이들처럼, 햇빛초등학교 아이들은 햇빛마을이나 달빛마을, 아니면 별빛마을에 산다. 선생님은 수학 시간에 ‘분류’를 가르치며 아이들을 햇빛마을, 달빛마을, 별빛마을로 분류한다. 그런데 어느 항목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전학생이 있다. 진성오피스텔에 사는 정민준이다. 민준이는 같은 이름을 가진 배민준과 친구가 되어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해 간다. 관찰기록 시범학교인 햇빛초등학교 아이들은 뭐든지 관찰해서 기록한다. 관찰할 거리를 찾고 있던 민준이는 집 창문 옆에서 곰팡이를 발견한다. 마침 배민준도 푸른곰팡이를 키워 관찰한다고 했다. 그렇게 배민준이 식빵 위의 푸른곰팡이를 관찰하는 동안 정민준은 장마철 창가에서 스멀스멀 번져 가는 검은 곰팡이를 관찰한다.
배민준이 곰팡이를 보러 놀러 온 날, 비가 들이쳐 집은 물바다가 되어 있고, 엄청나게 세력을 확장한 곰팡이를 처음 발견한 엄마는 기겁을 한다. 아파트와는 다른 컴컴한 복도를 지나 집으로 돌아가는 배민준과 엄마 심부름으로 곰팡이 약을 사러 가는 정민준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밝고 안전한 양지의 주거공간과 존재조차 가려진 음지의 주거공간, 극명하게 다른 두 세계의 이야기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천연덕스럽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