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사랑

저자

이서희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문학 > 에세이

출간일

2019-08-26

ISBN

9791160402834

가격

14,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생명을 맞이하고 사랑하고 기꺼이 이별하는…

우리의 사랑은 눈부시게 구체적이어야 한다

 

“순조롭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삶을 믿고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은,

열린 시선과 마음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노력과 애정을 기울일 수 있다.

세계의 확장은 주어진 안락함과 풍요로움에 의해서가 아니다.

얼마만큼 스스로, 그리고 타인과 연대하며 삶을 개척해 나갔는가에 있다.”

 

기억을 탐험하고 삶의 서사를 넘나들며 매혹적인 글쓰기로 숱한 독자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던 에세이스트 이서희의 신작 《구체적 사랑》이 출간되었다. 지금까지 관능과 매혹을 관통하는 여정,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 닿기 위한 행위로서의 사랑, 그리고 운명처럼 던져진 사랑의 서사를 다루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관계를 바탕으로 변화해온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사랑과 그 구체적 사랑의 힘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이라 부르지만 아련하지만은 않은 성장기를 따라가며 부모, 연인, 사랑하는 두 딸, 친구, 새롭게 만난 가족 등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관계의 범위를 보여줌으로써 존재와 존재로서의 깊은 사유와 감수성, 각별한 여운을 선보인다.

 

작가 이서희는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생명을 맞이하고 사랑하고 기꺼이 이별해온 자신의 변화무쌍한 삶을 솔직하고 내밀하게 그리며, 그 안에서 맺어온 긴밀한 관계와 다채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폭력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성장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울분과 설움, 그 아픔에 가슴이 사무치고, 젊고 자유로웠던 어머니 이야기에서 끊임없이 갈구하는 사랑과 집착, 불안에 공감과 슬픔을 느끼고, 남편과의 이별 과정에서 또 다른 형태의 우정을 감지하고, 사랑스러운 두 아이 이야기에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어떤 이의 새로운 가족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긍정의 과정을, 또는 치유의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한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울고 웃으며 힘겨운 고난을 함께 헤쳐 나가게 한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봄 직한 관계에 관한 질문과 깊은 성찰도 함께.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서투르지만 조금씩, 느리지만 올곧게, 열린 시선과 마음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노력과 애정을 기울이며 삶을 적극 살아내는 저자의 당찬 횡보를 발견할 수 있다.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마치고 프랑스로 건너갔다. 영화학교 ESEC 졸업 후 파리3대학 영화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관능적인 삶》 《유혹의 학교》 《이혼일기》를 펴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쓰고 있다.
작가의 말

1부 나의 엄마와 그녀의 둘째 딸인 나
처녀를 위하여
다방의 추억
관능, 세상이 가두지 못한 엄마의 몸
나의, 멀고도 가까운
내 안의 엄마
나쁜 아빠는 나쁜 할아버지가 될까
성공한 관계
드디어 이별
아빠의 가방
나의 친정, 나의 언니

2부 뜨겁고 허무한 지난한 감각
고통은 유전되는가
토마토와 담배에 관한 소고
흔적이 너무 많다
청춘, 늘 설레는 단어
사랑은 성장하는 것 중 가장 느리다
간결하고 눈부신 끝
감각 속 열쇠를 여는 일
가끔은, 일시정지를

3부 성실한 사랑의 학교
행복한 고독
사랑의 중력
성실한 사랑의 학교
붉은 깃발, 생리의 성배, 우리들의 디너파티
엄마에게도 자격증이 필요할까
나는 좋은 아빠가 되기로 했다
아이에게
한강 풍경, 엄마를 부르는 소리

4부 누구나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산다
나의 할머니
떠날 사람, 돌아온 사람
삶의 용량
나의 열렬한 우정
당신을 귀여워해
누구나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산다
안전함의 감각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안녕, 인애 씨
흘러라 삶이여, 존재하라 나 자신으로
우리는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배신을 통해 어른이 된다

5부 나의 오픈 하우스
여행 이혼, 그리고 여행 결혼
매일 오후 다섯 시, 휴대전화가 울린다
나의 친구 데브라
나의 오픈 하우스
자유롭고 창조적인 책임의 관계
새벽이 내게 준 속삭임
같은 중력 안에서 살아가는
당신과 우리, 그리고 나의 이야기

작가는 한때 좋은 환경에서 부모 사랑 듬뿍 받고 자란 사람을 만나야 잘산다는 말, 그런 사람이야말로 사랑을 주고받을 줄 안다는 명제 아래, 친구도 연인도 좋은 환경과 원만한 성정을 가진 사람들로 채웠다. 그러다 점점 삶이 확장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면서 정상의 기준으로 규정되지 않는 환경 속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오히려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의 환경과 조건이 남들보다 더 낫고 바르다고 확신한 이들이었다는 사실을. 주어진 환경의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부딪치고 성찰할 기회를 누리지 못하거나 차단하는 태도가 문제였음을. 작가는 말한다. “세계의 확장은 주어진 안락함과 풍요로움이 의해서가 아니라 얼마만큼 스스로, 그리고 타인과 연대하며 삶을 개척해 나갔는가에 있다”고 말이다.

관계란 무엇일까? 작가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가’, ‘서로를 일으켜주는가’, 아니면 ‘서로를 지탱하는가’. 우리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 형제와 자매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사회생활, 결혼과 취직 등으로 새롭게 만난 관계, 우연히 불러일으킨 관계 등 수많은 관계에서 각각 다른 사람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로서 존재한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오롯이 나로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수많은 관계의 의무에 압사당하지 않으려면 책임과 강박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약간은 헐거울 필요가 있다. 스스로 설득하고 협상하고 타협함으로써 보다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그래서 더 행복하고 기쁘게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온 이 책에서의 그들과 우리의 이야기는 아프지만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말한다. “희망을 품어내자 불행이 꿈틀했다. 관계를 더 넓게 상상하자 평안이 찾아왔다”고.


이제,
나의 집 문을 열어 당신을 맞이한다

삶은 날씨와 같다. 언제나 화창하지만은 않다. 상처에 아파도 고통에 눈물을 흘려도 내일을 위해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일상을 반복하고 삶을 살아내야 한다. 그런 일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의 말 한마디, 구체적 사랑의 증거가 아닐까. 당신을 사랑한다는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을 대신해 작가는 숨겨진 자신의 집 문을 활짝 열었다. “집을 열어 타인을 맞이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숨겨진 방들이 문을 열었고 감히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 밝히기도 했다. 어쩌면 작가 이서희도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공유하면서 구체적 사랑의 힘을 찾으려 했던 건 아닐까, 치유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유추해본다. 자신의 성장 과정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결핍의 서사는 수많은 이들과 연대하며 더불어 삶을 확장시킨다. 주어진 안락함과 풍요로움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싸우고 투쟁하고 지키고 그리고 만들어낸다. 작가의 투쟁이 고스란히 담긴 한 줄, 한 줄의 글은 그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다. 어쩌면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고자 하는 상처의 기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