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밥

저자

김준영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국내도서 > 한국문학 >음식에세이

출간일

2020-08-27

ISBN

9791160404173

가격

14,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일이 삶을 공격하는 날엔 물김에 소금장
믿었던 사람 사람에게 뒤통수 맞은 날엔 옻순 털털이
욱할 땐 흑돼지구이 곰취쌈

KBS 〈한국인의 밥상〉에서 찾은 단짠단짠 인생의 맛!
KBS ‘한국인의 밥상’, MBC ‘화제집중’, ’100분 토론’ 등 분야를 넘나들며 굵직굵직한 방송의 메인작가를 맡아온 21년 차 방송작가 김준영. 냉혹한 생존의 정글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그였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치열함에 지쳐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구석에 처박혀 있던 ‘한국인의 밥상’ 제작노트를 발견했고, 4년여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삶과 그 삶이 녹아 있는 음식 레시피들을 다시 보면서 뜻밖의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저자는 저자 자신이 그랬듯 지금 ‘분노의 계절’를 맞은 누군가에게 진솔한 삶이 버무려진 한 끼 밥상을 나누며 약보다 나은 위로를 건네고 싶은 바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책에는 ‘한국인의 밥상’ 촬영 당시 직접 발품 팔아 전국 팔도를 취재하며 만났던 서른세 가지 음식과, 투박하지만 정겨운 사람들 이야기가 맛깔나게 담겨 있다.

저자가 펼쳐놓은 인생 레시피를 따라가다 보면, 푸릇한 5월의 향 가득한 옻순을 씹는 듯, 백두산에서 만난 노부부가 끓여준 손두부 명태탕이 목으로 넘어가는 듯, 부산 자갈치시장 ‘아지매’가 구워주는 곰장어 한 입을 먹는 듯 단짠단짠 팔도의 풍미를 고루 느낄 수 있다. 생소한 음식이 많지만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바꿔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국인의 밥상’ 레시피’는 덤이다.

김준영

21년 차 방송작가. 대학 졸업 후 세상물정 모르고 세상 밖으로 진격. MBC 〈화제집중〉 〈실험쇼 진짜진짜〉 등을 하며 세상을 경험하고 실험했다. MBC 〈PD 수첩〉 〈100분 토론〉, KBS 〈추적 60분〉 등 시사 보도 프로그램들을 하면서는 세상만사 쓴맛을 봤고, KBS 〈사미인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마 생〉을 통해 사람의 아름다움을 알았다.
하지만 오랜 작가 생활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는 때때로 삶을 공격하고 피폐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4년여 간 KBS 〈한국인의 밥상〉을 제작하며 맛봤던 음식들과, 그 속의 진한 사람들 이야기를 떠올리며 위로를 얻었다.
삶을 지탱하는 것은 희망과 기쁨만이 아니라,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절망과 실패에서의 배움이라는 것을, 그것이 진짜 살아가는 맛임을 〈한국인의 밥상〉에서 배웠다. 그리고 오늘도 그 배움을 버팀목 삼아 넘어지고 일어서면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프롤로그

1부 삶이 지치게 할 때, 분노를 갈아서 쌈 싸 먹다
일이 삶을 공격하는 날엔 김을 씹자 - 물김에 참기름 소금장
지긋지긋 도망치고 싶은 날 - 보부상 할아버지의 대추고리
왜 난 ‘갑’이 아니고 ‘병’인가 - 목선 부부의 순무김치 병어찌개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 세게 맞은 날엔 - 옻순 털털이
어디서 어찌 살아야 하나 싶은 날엔 - 손두부 명태탕
퓨마도 나무늘보도 나는 싫소 - 망쟁이의 숭어밤
바람구멍이 필요한 날엔 - 여서도 해녀의 미역귀탕
불안일랑 떨치고 가볍게 - 갈아 갈아 꽃새우 젓갈
편먹기가 뭔말이랑가 - 삼도봉 감자삼굿
한여름의 노동요 - 얼음 간장물

2부 팔자를 탓하며 운명을 지지고 볶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 풀 아니고 꽃다지 나물
무인도에 살고 싶은 날 - 추포도의 물캇 냉국
사랑 없는 삶이 꼭 나쁘기만 한가 - 눈개승마 초무침
비빌 언덕 어디 없소 - 실향민 부부의 홍어찌개
내 인연은 어디에 - 처녀 농군의 잠계탕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엔 - 백두대간 메밀반대기
쓰레기 만들려고 살지는 말자 - 고로쇠물과 오징어 조림

3부 그리움을 녹여 먹다
누구 나 예쁘다고 해줄 사람 없소 - 곡성 모녀의 토란죽
개차반 내 성격도 누가 고쳐주려나 - 시래기 오징어 내장 된장국
명절이면 엄마는 - 고성의 우럭조개탕
슈퍼문이 뜨는 밤에는 - 거문도 정월 대보름의 복쌈
격하게 외로운 날엔 - 격렬비열도 홍합밥
미운 놈이 갑자기 떠난다고 할 때 - 곰장어전골
감정도둑 너를 보내며 - 가양주 한 사발에 호박전

4부 그래 이 맛, 다 자기 멋에 산다
욱할 땐 - 양구 펀치볼 흑돼지 구이 곰취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엔 - 가죽 부각
내 나이가 어때서 - 의령 꽃처녀들의 재장
다시 돌아오는 거야 - 웅어완자 매운탕
세상엔 정말 착한 사람이 있다 - 약초꾼 가족의 옹기 옻닭탕
짜고 쓴 와중에 더 달달한 - 염전커피
특이하니까 좋은 거다 - 아버지의 특수부위 고기
술이 문제긴 한데, 비가 오면 생각나는 - 초피전과 물김전
장애물은 넘어야 맛 - 말테우리 추렴 음식과 배설회
일이 삶을 공격하는 날엔 물김에 소금장
믿었던 사람 사람에게 뒤통수 맞은 날엔 옻순 털털이
욱할 땐 흑돼지구이 곰취쌈

KBS 〈한국인의 밥상〉에서 찾은 단짠단짠 인생의 맛!

KBS 〈한국인의 밥상〉, MBC 〈화제집중〉 〈100분 토론〉 등 분야를 넘나들며 굵직굵직한 방송의 메인작가를 맡아온 21년 차 방송작가 김준영. 냉혹한 생존의 정글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그였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치열함에 지쳐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구석에 처박혀 있던 〈한국인의 밥상〉 제작노트를 발견했고, 4년여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삶과 그 삶이 녹아 있는 음식 레시피들을 다시 보면서 뜻밖의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저자는 저자 자신이 그랬듯 지금 ‘분노의 계절’를 맞은 누군가에게 진솔한 삶이 버무려진 한 끼 밥상을 나누며 약보다 나은 위로를 건네고 싶은 바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송이 박나물 무침, 고기 무자고 볶음, 갓김치 멸치 육젓, 삼치 껍질 유비끼, 토란탕, 메밀반대기, 거지탕…. 그 지역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대로 투박하게 적힌 음식 들 속에는 한겨울 눈 사냥을 그리워하는 70대 산골 할아버지의 눈물도, 쉰이 넘은 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연신 “예쁘다, 예쁘다”라고 속삭이던 치매 앓는 어머니의 아름다운 손길도, 깊은 산골 처녀 농군과 결혼한 군인 아저씨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연애담도 녹아 있었다. 따뜻했고, 위로가 됐다. 울컥 눈물이 났다.” _프롤로그 중에서

가도 가도 끝없는 짙푸른 바다 위에서 생사를 함께해온 목선 부부의 순무김치 병어찌개, 가슴이 답답해 울고 싶은 날 생각나는 여서도 해녀 할머니의 뜨거운 미역귀탕, 한 해 뱃일을 잘하기 위해 뱃사람들이 찾아와 마셨다던 고로쇠물에 짭짤한 오징어조림…. 책에는 〈한국인의 밥상〉 촬영 당시 직접 발품 팔아 전국 팔도를 취재하며 만났던 서른세 가지 음식과, 투박하지만 정겨운 사람들 이야기가 맛깔나게 담겨 있다.
저자가 펼쳐놓은 인생 레시피를 따라가다 보면, 푸릇한 5월의 향 가득한 옻순을 씹는 듯, 백두산에서 만난 노부부가 끓여준 손두부 명태탕이 목으로 넘어가는 듯, 부산 자갈치시장 ‘아지매’가 구워주는 곰장어 한 입을 먹는 듯 단짠단짠 팔도의 풍미를 고루 느낄 수 있다. 생소한 음식이 많지만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바꿔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국인의 밥상〉 레시피’는 덤이다.

사랑과 우정은 배신해도 음식은 배신하지 않아

‘분노의 계절’을 맞은 당신에게 전하는
밥 한 그릇의 위로!

저자는 일에서 사람에게서 상처받았을 때, 음식으로 치유한 경험을 풀어놓는다. 이를테면 욱하고 짜증나는 날엔 옛 6·25 전쟁터였던 강원도 양구의 나물꾼 할머니를 떠올린다. 할머니의 향긋한 곰취쌈과 흑돼지구이를 생각하면 어느새 마음의 방향이 바뀌고 세상의 빛깔도 달라진다. 일에 짓눌려 숨이 막히는 날에는 ‘재미 삼아, 일삼아’ 따오신 물김을 뜨거운 밥 위에 올려 먹으라며 싸주셨던 소기점도 노부부를 생각한다. 실제로 저자는 퇴근 후 맥주 한잔에 이 물김을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곤 한다. 문득 인생이 의미 없이 느껴질 때 떠오르는 건 고로쇠나무를 깎아 만든 스키를 타고 설원을 누비시던 할아버지의 메밀반대기(메밀가루와 도토리 가루를 섞어 만든 일종의 떡)다. 젊은 시절 눈 사냥 나갈 때 싸서 드셨다던 메밀반대기 만드는 법을 들여다보면 마음속 허기가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전쟁의 폐허 위에도 삶은 피어난다. 그리고 그 삶은 어떤 면에서는 더 아름다울 수 있다. 무엇을 보느냐는 결 국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에 달려 있을 뿐이다. 내가 양구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길게 늘어선 철조망과 군인들이 둘러멘 총과 군용 트럭들에만 눈이 갔다. 그런데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고 양구에서 나올 때는 트럭 위 솜털 뽀얀 군인 동생들의 얼굴도 보였고, 그 얼굴 위로 수줍게 앉아 시집가는 아리따운 아낙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제야 눈부신 양구의 자연과 들꽃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_〈욱할 땐 양구 펀치볼 흑돼지 구이 곰취쌈〉 중에서

그럼에도 먹는다는 건, 곧 믿는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이들과 둘러앉아 함께 먹는다는 것

세대, 연령, 직업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한국인의 밥상〉을 보며 위로를 얻는 것은,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간단한 일에 삶의 행복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 끼 밥상은 그래서 설레고 또 그리운, 기억의 맛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때 흰머리가 생기고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완성형의 어른이 되어 매일같이 어른의 삶을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새 중년이 된 지금 불안정한 것도, 열정적이고 변화무쌍한 것도 20대의 삶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여전히 미숙하고 불안한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을 뿐.
거문도에서 정월 대보름에 이웃들과 둘러앉아 토란잎과 김에 나물 주먹밥을 싸서 ‘복쌈’을 해먹었던 기억, 서해의 외딴 섬 격렬비열도에서 등대지기들이 직접 따온 오동통하고 붉은 홍합으로 홍합밥을 해먹었던 다디단 맛을 떠올리며, 그렇게 저자는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오늘도 따뜻한 밥 한 끼의 위로를 기운 삼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라고 이 책을 읽는 이들을 응원한다.

“나와 다른 시대, 다른 환경,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그냥 그 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는 걸 배우게 된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받아들일 수는 있게 되는 지점, 그것은 어떤 책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경험이었다. 그것이 내가 〈한국인의 밥상〉에서 그리고 그동안의 여행 에서 얻어낸 것들일 게다. 쫄깃쫄깃 독특한 향이 나는 할머니의 가죽 부각도 다 먹어버리고, 다른 삶들을 체험할 수 있는 ‘밥상’ 찾는 일도 그만둔 지금 내가 또다시 떠날 곳을 물색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다름을 보고 이해하고 느낄 시간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_〈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엔 가죽 부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