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저자

김소민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출간일

2022-04-20

ISBN

9791160407938

가격

15,500원

선정 및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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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우리는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나이 든 몸, 장애가 있는 몸,

가난한 몸, 병든 몸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몸에 관하여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는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하고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담았던 김소민 작가가 쓴 다양한 몸들에 관한 내밀한 에세이다. 40대 여성, 싱글, 몸이 아프면 당장이라도 밥줄 끊길 걱정부터 해야 하는 프리랜서.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분리시켜 생각해왔던 ‘늙음’과 ‘가난’ ‘아픈 몸’에 대한 두려움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작가는 이 책에서 ‘아름다움’ ‘부유함’ ‘정상이라 불리는 것들’과 반대되는 ‘추함’ ‘가난함’ 그리고 ‘비정상이라 불리는 것들’을 끄집어낸다. 그 차별의 중심이 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꼬집는다. 자기 자신마저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몸, 형제복지원·장애인 시설 등에서 오랫동안 자유를 잃고 학대당했던 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욕먹는 장애인의 몸, 가난하기에 인격을 빼앗긴 몸…. 어쩌면 무겁고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 있을 주제들을 간결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로 써내려간다.

작가는 삶을 사랑하고 인간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며, 악함마저 모두 끌어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단단한 세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때로는 읽는 이의 눈물샘을 건드리고 너무 익숙해서 차별인지도 몰랐던 회색지대를 들려주며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각 챕터 말미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대표, 무연고 장례지원 사단법인 이사, 정신의학과 전문의 등 다양한 분야의 이들의 인터뷰를 수록한 점도 이 책을 읽는 묘미다.

 

“약함을 몰아내면 악함이 들어온다.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도 비슷했다. 몸은 머리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여야 했다. 몸은 내 인정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채찍질해야 할 도구였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 몸 이곳저곳을 깎아내야 할 것 같았다. 늙어가니 보기 싫은 구석이 늘어간다. 생산성 떨어진 내 몸은 쓸모없는 것이 될까 두렵다. 보기 싫은 구석들을 다 도려낸다면 아마 나는 뼈만 남을 거다. ‘아, 굽은 정강이뼈가 콤플렉스이니 뼈도 못 추리겠구나.’ 내가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타인을 본다.”_11쪽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짠하지

약함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불안하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관리당하는 몸’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울 속 자신을 보며 ‘눈이 1밀리미터만 찢어졌으면’ 바랐던 경험,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네 얼굴 귤껍질 같다”고 비난받았던 일, TV 속 드라마에서 나오는 “꾸미는 여자가 남편에게 사랑받는다”라는 대사….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몸에 관한 차별과 작가 자신조차도 자기 몸을 ‘부끄러운 식민지’나 ‘관리와 착취의 대상’으로 봐왔던 시간들에 관해 진솔하게 써내려간다.

2부에서는 ‘추방당하는 몸’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못 사는 나라’의 외국인에게 가해지는 인종차별, ‘선감원’ ‘수심원’ 등 시설에 감금되어 학대당했던 사람들, 경비원·배차원 등 우리 사회에서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준말)’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행해지는 인간 이하의 대우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향한 몰이해 등. 작가는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약한 이들에게는 차별과 학대를 합리화하는 이 사회를 고발한다.

3부에서는 ‘돌보는 몸’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자기 손으로 밥해먹다 죽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었던 친할머니가 쓰러진 뒤 요양보호사의 도움 없이 홀로 화장실을 가고자 고집 부리는 상황을 의아해한다. 그러나 곧 아픈 이에게도 존엄한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편으로는 돌봄을 제공하는 이들의 노동 또한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사람은 누구나 돌봄을 주고받는 이가 될 것이며, 돌봄은 ‘사회를 하나로 잇는 행위’라는 것을 강조한다.

4부에서는 다양한 몸들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와 나아가 동물권이 보장돼야 함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36년간 투쟁해왔던 김진숙 민노총 위원의 복직투쟁에 함께 참여해 연대하기도 하고, 서로 개 산책을 시키며 인사만 나누던 동네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 때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무연고 장례식에서 일면식 없는 타인의 장례를 정성껏 치르는 이들을 보며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인기척을 건네는 일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안전기지를 만들어주는 일인지 강조한다.

 

“혐오의 대상을 구별하는 핵심은 몸이다. 몸이 차별의 근거가 된다. 혐오는 이분법을 타고 흐른다. 남성/여성, 문명/야만, 장애/비장애, 젊음/늙음…. 이분법에는 위계가 있고 혐오는 은유를 타고 확장된다. 젊음은 혁신의 은유, 남자답다는 용기의 은유, 아름다움은 선함의 은유가 된다. 은유에는 논리가 없고 설명이 필요 없다. 스며들 뿐이다. 맞서 싸우기 힘들다. 그래서 몸의 차이를 근거로 차별하면 쉽게 오래 착취할 수 있다. 착취당하는 사람 스스로 자신을 혐오하게 되니까.”_10~11쪽

 

 

우아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전장연의 투쟁, 몸에 새겨진 차별의 언어들

 

작가는 최근 논란을 빚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장애인 시위에 관한 발언을 이 책에서 비판한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이동권’ 등의 기본권에서 배제되고, 장애인 시설로 추방되며 얼마나 ‘비인간’으로 차별당해왔는지 책의 2부 말미에서 낱낱이 꼬집는다.

2022년 3월 26일 이준석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를 향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10대 일간지에 모두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방송도 탔다. 작가에 따르면 전장연이 몇 개월 동안 아침마다 투쟁해도 얻을 수 없었던 발언권이었으며, 장애인 활동가들이 죽어서도 얻을 수 없었던 관심이었다. 약속이야 있었다. 2002년 서울시는 2004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예산 부족’이라는 핑계로 매해 미뤄왔다.

어떤 사람의 목소리는 죽어야 들린다. 장애인들은 국회도 가보고 단식투쟁도 해보고, 한강다리를 건너는 투쟁도 해보고 기획재정부 장관 집 앞까지 찾아갔다. 약속이 유예되는 동안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장애인 다섯 명이 지하철 리프트 추락사로 숨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은 기사 한 줄 나기도 힘들었다. 작가는 “왜 이런 방식으로 투쟁해야 해?”라고 묻는 이들에게 말한다. 우아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요구하지 않아도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행운’, 말만 해도 다들 귀 기울여주는 ‘행운’은 모두가 물고 태어나지 않았을 뿐이라고.

 

“특권은 편안함이다. 너무 자연스러워 특권을 누리는 게 느껴지지도 않아야 일상적 특권이다. 피부색, 성별, 가난 탓에 자기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매 순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자유다. 타인의 시선,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자기 시선, 그 자기 시선을 회의하는 또 다른 자기 시선, 이 모든 시선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거다. 그 시선들의 투쟁이 일어나는 복잡한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묻는다. ‘그걸 왜 못 해?’ ‘왜 그렇게 꼬였어?’_109쪽

 

 

고독이 고립이 되기 전에 연대할 것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

 

작가는 40대가 되어 여기저기 아프고, 홀로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면 마음만 외로운 게 아니라 몸도 아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몸을 사랑한다는 건 뒤틀리고 괴상하고 약한 내가 평가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느꼈을 때 가능하다.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삶이 만만치 않다는 걸 절감할수록, 실은 내가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수록 사랑은 연민을 닮아간다고 말한다. 자신의 약함을 절감할수록 연민의 폭은 넓어지고 그런 연민은 다정하고 평등하다. 작가는 그 다정함이 우리를 구원할 거라며 슬그머니 다가와 독자들에게 온기를 전한다.

 

“어떤 몸을 내쫓는 곳에선 모두 불안하다. 모른 척, 아닌 척해도 사실 다들 안다. 사람은 원래 취약하다는 걸 말이다. 효율성 높은 몸이 기준인 곳에서 사람은 취약함을 떠올리게 하는 타인뿐 아니라 자기 안의 약함도 없애버리려 자신을 쥐어짠다. 자신의 약함을 없애버리고 싶을수록 약한 타인이 혐오스럽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건 순 거짓말이고, 효율성 떨어지는 몸이 되는 순간 ‘비인간’으로 취급되는 곳에서는 약하지 않은 사람도 자신으로 살 수 없다.”_127~128쪽

김소민
글쓰기 노동자로 반려견 몽덕이와 살고 있다. 어디에도 소속돼 있지 않아 불안하지만, 대체로 별일 없이 산다. 지리멸렬하게 살 수 있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40대 후반이 되니 노후가 두렵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친구가 소중하다. 친구를 사귀고 싶어 글을 쓴다(사실은 먹고살려고 쓴다).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했다. 독일과 부탄에서 3년여 산 뒤 국제구호 NGO ‘세이브더칠드런’에서 1년 7개월 일했다. 돌아보면, 잘못한 일투성이다. 내가 사람들을 봐줬던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날 봐줬다는 걸 깨닫는다.
지역보험 가입자가 된 뒤 껑충 뛴 건강보험료를 볼 때마다 분노하며 월급생활자를 부러워하다가도 하루 두 번 몽덕이와 산책할 때면 이 삶에 만족한다. 책 《이해하거나 오해하거나》 《가끔 사는 게 창피하다》를 썼다.
차례

추천의 글
프롤로그

chapter1 관리당하는 몸
몸뚱이를 사랑해 달라고
44사이즈가 돼야 얻는 사랑이라면
30대가 세 살이 되는 사랑의 불시착
‘공감과 섬세함’이 무섭다
‘탈코르셋’을 바라보는 복잡한 마음
아홉 살 여자가 말했다, “여자애라서”
내가 ‘생리충’이 아니듯 그녀도 ‘내시’가 아니다
나는 왜 방탄소년단 춤을 포기했을까
갱년기, 댄스복을 사다
Interview 어쩔 수 없는 나여도 괜찮다
- 거식증과 싸워온 신지유 씨

chapter2 추방당하는 몸
나의 깨끗함을 위해선 남의 더러움이 필요해
천진난만함이 꼴 보기 싫어
백인 혼혈은 예능에, 동남아 혼혈은 다큐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그럼 시설에서 살래요?”
그가 옳고 내가 틀렸다
사람 취급 못 받아야 사람이 되나
우아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비겁한 ‘사회적 합의’
Interview 영희 씨는 제일 못된 장애인이다
-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

chapter3 돌보는 몸
자유는 몸으로 만질 수 있다
담을 넘으면 뭐가 보일까
촉감이 필요해
할머니가 뜬 수많은 별아
누가 나를 돌볼까, 나는 누구를 돌볼까
밥하는 일보다 중요한 노동은
셋째 이모, 박영애
빨래방 구직기
Interview 걸으며 발의 감각을 느껴봤나요?
- 문요한 정신의학과 전문의

chapter4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
고독이 고립이 되기 전에
전화 한 통보다 절망이 쉽다
더럽게 외로운 나를 구한 ‘개 공동체’
너는 도인 아니 도견이구나
개에게 배우는 사랑
쓰레기 자루 속 레몬 빛깔 병아리
냉소한다 그래서 행동한다
이 문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래떡을 먹는 시간
‘땐뽀걸스’의 지현과 현빈이는 아직도 춤을 출까
그때까지 행복해질 수 없다
김종분 씨와 곰돌이 푸
Interview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
- 무연고 장례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박진옥 상임이사

에필로그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짠하지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하고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담았던 김소민 작가가 쓴 다양한 몸들에 관한 내밀한 에세이. 40대 여성, 싱글, 몸이 아프면 당장이라도 밥줄 끊길 걱정부터 해야 하는 프리랜서.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분리시켜 생각해왔던 ‘늙음’과 ‘가난’ ‘아픈 몸’에 대한 두려움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작가는 ‘아름다움’ ‘부유함’ ‘정상이라 불리는 것들’과 반대되는 ‘추함’ ‘가난함’ 그리고 ‘비정상이라 불리는 것들’을 끄집어낸다. 그 차별의 중심이 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꼬집는다. 어쩌면 무겁고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 있을 주제들을 간결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로 써내려간다.

또한 삶을 사랑하고 인간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며, 악함마저 모두 끌어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단단한 세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때로는 읽는 이의 눈물샘을 건드리고 너무 익숙해서 차별인지도 몰랐던 회색지대를 들려주며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