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웨이안

저자

칭산

역자

손미경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소설

출간일

2018-03-23

ISBN

9791160401400 03820

가격

12,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투명하고도 날카로운 청춘의 서정

중국의 에쿠니 가오리, 칭산의 밀리언셀러 데뷔작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칭산(예전 필명 ‘안니바오베이’)의 데뷔작 《안녕, 웨이안》이 출간됐다. 전작 《칠월과 안생》에 뒤이어 두 번째로 나온 단편집이다. ‘청춘소설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데뷔 이래 출간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린 칭산은 1000만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왕훙(인터넷 스타인 왕뤄홍런網絡紅人의 준말)으로, 《보보경심》의 작가, ‘동화’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여성 작가 중 하나다. 2000년대에 들어서 인터넷문학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인터넷에 소설을 올려 유명세를 탔으며, 중국 감성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는 중국의 ‘에쿠니 가오리’란 평을 받기도 했다. 낭만적이고 감각적인 문체로 젊은 여성들의 표류하는 삶을 그린 그녀의 소설은 ‘퇴폐적이면서도 서정적’이라는 기묘한 평가를 받았다. 젊은이들의 외로움과 방황, 애욕과 죄의식 등에 대해 놀라울 만큼 솔직하게 탐구하여 지금도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안녕, 웨이안》은 남녀의 방황, 이별 등 청춘의 일면을 담은 여덟 편의 단편을 싣고 있다. 한곳에 정착하고 싶으나 이곳저곳을 방황하게 되는 젊은 여자와, 그런 섬세하고 연약한 여자를 보살펴주고 싶지만 방법을 알지 못하는 남자 등을 통해 20대의 섬세함, 영원히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외로움, 방황할 수밖에 없는 심리 등을 절묘히 담아냈다. 데뷔하자마자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칭산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지은이 칭산慶山 (안니바오베이安妮寶貝)
1974년 저장 닝보 출생. 본명은 리제(勵婕)다. 은행, 광고회사, 출판사, 잡지사 등에서 일했고 1998년부터 인터넷상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안니바오베이’라는 필명으로 2000년 발표한 첫 소설집 《안녕, 웨이안》으로 일약 스타 작가가 되었고 이후 발표하는 작품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이며, 2014년 ‘칭산’으로 필명을 바꾸었다. 일본, 독일, 영국, 베트남, 홍콩, 대만 등지에 작품이 소개되었고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안녕, 웨이안(告别薇安)》 외에 《8월의 웨이양(八月未央》 《장미의 열도(薔薇島嶼)》 《사소한 일들(二三事》 《피안의 꽃(彼岸花)》 《연화(蓮花)》 《일상의 찬란한 나날(素年錦時)》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得未曾有)》 《봄의 잔치(春宴)》 《자는 곳(眠空)》 등의 소설과 산문집을 냈다.

옮긴이 손미경
중앙대학교 중어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기업 및 정부기관의 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번역집단 실크로드에서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칠월과 안생》 《이별의 사회학》이 있다.
안녕, 웨이안 _009
상처 _049
텅 빈 도시 _067
삶이라는 환각 _096
혼자인 밤 _105
바람처럼 _118
교환 _130
불꽃놀이 _138
꾸며내지 않은 청춘의 이면
외로움 속에서 정처 없이 헤매던 시절에 바치는 송가

작가 칭산의 ‘일필휘지로 써내려가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다’라는 겸손한 고백이 말해주듯 《안녕, 웨이안》은 처음으로 데뷔한 작가의 열정과 앳된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각 이야기는 청춘을 미화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젊음의 방황이 얼마나 무목적적이고 치기 어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방황은 극단적 서사보다는 누구나 젊은 시절 느껴봤을 법한 외로움과 고독감 등의 심리 묘사로 드러낸다.

“만약 인생이란 여정이 상처로 점철된 어수선한 숲과 못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라면, 《안녕, 웨이안》은 그 구간에 천착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 ‘구간’은 같은 감성을 가진 이들을 일깨우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깨달음과 공감이 다소 극단적이고 아프다 할지라도 말이다. 각 단편은 비록 중복되는 이미지와 빈약한 기법으로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출간 당시 많은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현재의 내 심경은 집필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이 소설이 ‘청춘’을 이야기하며, 청춘에 대한 최초의 글쓰기를 상징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이 소설의 예전 독자들 역시 그동안 성장하며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많이 바뀌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에게 《안녕, 웨이안》은 자신의 청춘 시절을 기억하게 하는, 어릴 적 친구 같은 존재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_중국어판 ‘작가 서문’ 중에서

소설집의 인물들은 자신이 기성세대의 기성적 삶, 즉 어딘가에 정착해서 착실히 밥벌이를 하며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 삶이 자신에게도 가능할지를 의심한다. 자신에겐 그런 평범한 삶을 살게 하는 어떤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며, 이러한 자아 인식은 인물들로 하여금 더욱더 큰 방황을 하게 만든다. 실제로 소설에는 현실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정착을 포기하고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이동하며 기성 세계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불안이 야기한 방황은 구체적인 원인이 없으며, 원인을 모르기에 해결할 수도 없다. 소설은 해결되지 않는 방황이 낳은 괴로움과 고통을 섬세히 전달하고 있다.

‘평범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멀리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예가 정상적인 삶을 사는 밝은 남자라면, 그녀는 오랜 시간 어둡고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온 여자다. 그녀는 그에게 행복을 주지 못할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그녀의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었다. 따라서 생각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몸을 잔뜩 웅크렸다.
_〈텅 빈 도시〉 p.83



방황하는 젊음의 투명한 찰나

표제작 〈안녕, 웨이안〉은 현실 속 여성과 인터넷에서 만난 여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남성 ‘린(林)’의 이야기다. 인터넷으로 만난 여성에게 빠져들며 그는 현실 속 사람들을 살피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취향과 결정에 확신을 갖지만, 이유 모를 외로움은 더욱 자라난다.
〈상처〉는 어린 시절의 상처 속에서 관계 맺기에 두려움이 생긴 여성, ‘안(安)’의 이야기다. 겉으로는 남자를 대하는 것에 능숙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기가 두려워 피상적인 관계만을 맺는다. 그녀의 불안함과 외로움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외로운 남성 ‘뤄’를 만나며 고조된다.
〈텅 빈 도시〉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여성이 자신을 보살펴주고 싶어 하는 남자 ‘예(葉)’를 만나며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을 갈구하면서도 그러한 삶을 이룰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이야기다.
〈삶이라는 환각〉은 안정적인 관계에서 도피한 남자가 외로움 속에서 점차 몰락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혼자인 밤〉에는 외로움 속에서 방황하던 두 남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만나 동틀 때까지 과거를 나누지만 미래를 애써 기대하지 않으려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바람처럼〉 역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로에게 관심이 있으나 서로의 불안함과 외로움이 못 미더워 기댈 수 없고, 결국 쓸쓸해지고 마는 두 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묘사하고 있다.
〈교환〉은 외로운 소녀 ‘란(藍)’과 그녀에게 처음으로 의지가 되었던 남자의 이야기로, 왜 그녀가 그에게 모든 마음을 주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아련하게 그렸다.
〈불꽃놀이〉는 이 책에서 가장 긴 단편으로, 자신을 아낄 줄도 사랑할 줄도 모르는 한 여성이 자신에게 무심하고 무책임한 남자에게 어떻게 빠져들었고 왜 절실하게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관찰자 ‘비비안’의 입장에서 그린, 이 소설집의 백미다.



■ 본문 발췌
린은 나를 살짝 밀어냈다. 바로 그 순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윤기가 흐르던 내 온몸의 살결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달빛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난 내 등의 상처들이 보였다. 나는 그가 계속, 계속하기만을 원했다. 그토록 아프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_〈상처〉 p.63

그에 대한 마음이 담담했으므로, 그녀는 그의 앞에서 따뜻하면서도 평범한 여자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글쓰기와 떠도는 삶을 포기하고 한 남자 옆에서 이렇게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기를 수도 없이 갈망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_〈텅 빈 도시〉 p.80

‘평범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멀리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예가 정상적인 삶을 사는 밝은 남자라면, 그녀는 오랜 시간 어둡고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온 여자다. 그녀는 그에게 행복을 주지 못할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그녀의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었다. 따라서 생각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몸을 잔뜩 웅크렸다.
_〈텅 빈 도시〉 p.83

그는 그녀의 몸속에서 난폭하고 방종했다. 반면 잠든 그의 얼굴은 순수 그 자체였다. 그녀는 잠에서 깼을 때 옆에서 곤히 자고 있던 그를 기억했다. 새벽빛이 창문 커튼을 뚫고 조금씩 방 안으로 들어오는 광경을 기억했다. 그녀는 행복해서 마음이 아팠다.
_〈불꽃놀이〉 p.165

‘오랜 시간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도망 다녔는데, 그 모든 의도와 결말이 흐지부지돼버렸어. 사랑은 단지 어떤 꿈의 대명사일 뿐인지 몰라. 그리고 난, 그냥 그와 함께 하룻밤 불꽃놀이를 보고 싶었던 거야.’
_〈불꽃놀이〉 p.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