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앤더

저자

서수진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한국소설

출간일

2022-11-25

ISBN

9791160409192

가격

15,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

김혼비 작가 강력 추천!

 

한겨레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서수진 신작 소설

 

단 한 번도 자기 이야기를 가져본 적이 없는 위태로운 마음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던 그해 여름 세 아이의 이야기

 

2020년 심사위원 만장일치를 끌어낸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코리안 티처》의 작가 서수진의 신작 《올리앤더》가 출간되었다. 《코리안 티처》는 한국어학당에서 일어나는 여성 시간 강사 네 명의 이야기로 “우리가 외면해선 안 될 이 나라의 진짜 모습을 가르쳐준다는 의미에서, K-자부심에 취해 있을지 모를 우리에게 때마침 찾아온 반가운”(신샛별 문학평론가) 소설이었다. 작가는 2022년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골드러시〉로 특유의 단편 미학을 뽐내며 “그들의 귀로에서 고전적인 비극의 우아함을 느꼈다”(은희경 소설가)라는 평을 받았고, 최근작 《유진과 데이브》에서는 국적과 인종, 성장 배경이 다른 두 연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 과정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찰하면서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확보했다.

기대를 한 몸에 안은 등장 이래 3년여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 《올리앤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첨예한 문제를 다루는 작가의 스펙트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코즈모폴리턴적 세계에 더해 10대 여자아이 세 명의 부서질 듯 위태로운 시기를 해부하듯 파고든다.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는 산불처럼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마음을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구현해냈다. 이 소설이 믿음직한 하이틴 성장 서사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향한 이야기로 확장되는 데에는 세 아이가 맞닥뜨린 균열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끈한 커튼 뒤로 범람하는 일상적 재난 속에서, 독자에게 과연 이 혼돈의 세상을 ‘나답게 살 수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는 김혼비 작가의 말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꺼지지 않는 산불이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듯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세 명의 10대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정말이지 까맣게 타들어갔다. 자신이 주체가 되는 자기 서사도, ‘그 곁에서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믿을 만한’ 단 한 사람도 없는 이들에게는,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적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무력하게 밟힌다. 뒤틀린 삶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고 어떤 용기를 내어야 하는지를 아프게 묻는 책이다. _김혼비(작가)

 

“중요한 건 스토리야”

유독한 시간을 건너는 법, 해솔 클로이 엘리의 경우

 

대치동에 사는 열혈 중3 해솔은 재혼하는 엄마로부터 버려지다시피 호주 유학을 권유받는다. 시기도 그렇거니와 학종 스토리에도 도움이 될 리 없는 “좀 애매한” 호주 유학에는 썸머힐 하이스쿨 진학이 세팅되어 있다. 한국인 홈스테이 집에서 하이스쿨을 다니게 된 해솔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한국처럼 죽기 살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 분위기도 그렇고 학교의 ‘인종 내 차별’도 그렇다. 미국 조기유학까지 경험했음에도 특이한 호주 영어 발음 때문에 수업은 긴장 상태. 졸지에 유학생 그룹인 FOB(Fresh Off the Boat)에 속하게 된 해솔은 세분화된 교내 한국계 지형도도 새롭다. 엄마는 한국에 오지 않기를 바라는 듯하고 해솔은 마음 털어놓을 친구 하나 없이 나 홀로 유학 생활을 견뎌보려 하지만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해솔이 머무는 홈스테이 집 딸은 엄마의 꿈대로 어려서부터 오로지 의대만을 목표로 공부해온 모범생 클로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란 한국인 이민자 1.5세대인 클로이는 1세대인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 호주의 명문대에 진학하는 코스를 밟고자 한다. 공부 잘하고 순종적인 아시안으로 커가는 임무를 다하고자 하나, 어느 날 홈스테이로 온 해솔이라는 아이에게 1등 자리를 빼앗기는 듯하자 각성제까지 먹으며 공부에 집착한다. 게다가 롤모델인 과외 선생 노아조차 방황하며 의대를 휴학하자 클로이는 진짜 자신이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되고 싶은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냥 공부를 하고 있으면 너무 죽고 싶으니까 공부를 안 하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거”(210쪽)다.

클로이네 건너편 집에는 한인 2세 문제아 엘리가 살고 있다.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고 자신도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이지만 한국인이냐고 물으면 불쾌한 표정을 짓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 이른바 ABG(Asian Baby Girl). 불법체류 중인 부모는 딸을 호주에 적응시키고자 한국말도 따로 가르치지 않았으나 이제는 한국말 한마디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다만 엘리가 무사히 졸업해 일자리를 구하고 비자로 본인들을 초청하기만을 기다리는 처지다. 하지만 생계에 여념 없는 부모의 방치 아래 커 혼자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했던 엘리는 학교의 잘나가는 백인 아이들과 어울리며 허구한 날 파티를 하고 약을 한다. 점점 머릿속은 현실을 등지고 환각인지 모를 세계에 빠져든다.

열일곱 살, 아직은 “자기 이야기가 없는” 해솔과 클로이, 엘리는 썸머힐 하이스쿨에서 자기만의 서사를 쓸 수 있을까?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지한 시기, 타인과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때, 아주 작은 것으로 살고 싶기도 죽고 싶기도 하는 시절. “꽃과 잎, 가지와 줄기까지 모두 독소가 가득한 나무. 만지기만 해도 독이 옮고, 잘못 들이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241쪽) 올리앤더 나무처럼 아름답지만 유독한 시기를 지나는 셋은 처음부터 없었던 자기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해솔에게는 스토리가 없었다. 그때도, 지금도.

“자기 이야기가 없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럼 자기 이야기가 없다는 걸 쓰면 되지.”

“그게 어떻게 이야기가 돼요? 없다. 이렇게만 쓸 수는 없잖아요.”

“왜 없는지를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넌 네 이야기가 왜 없는 것 같아? 그것부터 시작해 봐.”

“없는 데 이유가 어딨어요? 처음부터 없었어요. 전혀 없는 걸 만들어낼 수는 없잖아 요.” _본문에서

 

여성, 청소년, 경계인, 이방인, 소수자…

세계를 관통하는 하이퍼리얼 하드보일드 성장담

 

어릴 때부터 구슬을 꿰듯 진로를 위한 스토리를 세밀히 장착해야 하는 한국의 입시 시스템에서 쫓기다시피 호주로 온 해솔의 눈에 이 학교는 좀 이상하다. 선행학습이란 것이 필요 없는 수업, 학원도 과외도 극성으로 여겨지고 대학 선택도 집에서 가까운 곳 위주라니,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대학에 가든 안 가든, 육체노동이나 다른 무슨 일을 하든 수영장 딸린 집에 살면서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면”(159쪽) 대학에 못 갔다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일이 없는 것이다. 한국과 호주는 날씨만큼 모든 것이 정반대지만 “시드니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라면 누구나 겪는, 길고 긴 이야기”(111쪽)는 한국의 뻔한 패턴과 다를 바 없다.

호주 조기 유학의 실상과 입시 시스템, 한인 이민자 커뮤니티의 단면 위에 세밀하게 쌓아올린 이 소설은 현재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가 취재한 탄탄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여성, 청소년, 경계인, 이방인, 소수자 등 한국문학이 주목하고 있는 특별한 흐름 안에서 작가 특유의 시대와 호흡하는 감각은 더욱 빛을 발한다. 풍부한 캐릭터와 고조되는 서사, 날카롭게 포착된 현실 묘사 등 《올리앤더》를 통해 작가가 펼쳐 보인 이 성장담은 앞으로 확보해나갈 그만의 문학적 영토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서수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20년 《코리안 티처》로 제25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22년 제13회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유진과 데이브》를 썼으며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구슬 꿰기
호주의 역사는 침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과일 박쥐와 황색 열병
한국처럼 공부 안 해도 돼
네가 알던 영어가 아니다
술이나 담배나 마약이나
FOB와 ABG
여기 완전 한국이네
하이스쿨의 마약상
이민자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10월의 봄방학
곧 없어질 테니까 겁내지 않아도 돼
여름의 시작
다른 세상
한 번도 가지 않은 곳, 절대 하지 않을 일
거짓말 게임
멍청하게
버림받은 신
우리를 보는 눈, 우리를 듣는 귀
내가 선택한 서사
중독
블랙 썸머

작가의 말
■ 추천사
여성들의 연대를 통한 치유와 희망을 그려내는 이야기가 시대적 흐름인 요즘, 이 소설은 거기에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용감할 정도로 가차 없이 그 뒷면의 암담함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꺼지지 않는 산불이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듯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세 명의 10대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정말이지 까맣게 타들어갔다. 자신이 주체가 되는 자기 서사도, ‘그 곁에서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믿을 만한’ 단 한 사람도 없는 이들에게는,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적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무력하게 밟힌다. 뒤틀린 삶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고 어떤 용기를 내어야 하는지를 아프게 묻는 책이다.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물론이고, 서수진 작가의 바람처럼 나 역시 이 책이 중고생 필수권장도서가 되는 것에 열렬히 찬성한다._김혼비(작가)


■ 본문에서
“스토리. 우리한테 필요한 건 성적이 아니라 스토리야. 대학에 가려면 학생부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돼. 그러니까 요즘은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말들을 하는 거야.” _11쪽

뒷마당 구석 덩굴처럼 얽힌 올리앤더 나무에 진분홍색 꽃이 잔뜩 달려 있었다. 엄마는 올리앤더 꽃에 독소가 있다며 만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꺼리며 가까이 가지 않았는데도 여름이면 끈질기게 꽃을 피웠다. 그 나무가 다였다. 작은 뒷마당에는 독이 있는 꽃을 피워내는 올리앤더 나무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_23쪽

클로이는 멍하니 해솔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엄마가 한창 보고 있는 드라마를 떠올렸다. 드라마에서는 시드니 도심에 가야 볼 수 있을 크기의 건물이 학원이었다. 그 건물 옆도, 그 옆도 모두 학원 건물이었다. 깜깜한 밤까지 학원의 불빛이 환했고, 건물들 앞에는 학원 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고등학생들은 한밤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집에서도 자신을 감금한 채 공부를 했다. 가르친다기보다 학대하는 것에 가까운 과외 선생에게 수업을 받고 싶다고 울기까지 했다.
“저거 봐라, 한국 애들은 저렇게 공부해. 넌 쟤들에 비하면 맨날 놀고먹는 거야.”_51~52쪽

호주에서는 한국에서처럼 공부 안 해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 여기 애들이 하도 공부를 안 해서 바보가 아닌 이상 열심히만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 공부 머리가 있으면 의대도 해볼 만하다. 천재가 아니어도 되고, 한국처럼 밤을 새워가면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너도 의대에 갈 수 있고, 가야 한다. 조금만 열심히 하면 갈 수 있으니 조금만 열심히 해보자. 그럼 엄마 아빠 고생한 거 다 보상받는 거다. 엄마 아빠가 너 의대 보내려고 이렇게 말도 안 통하는 외국까지 와서 갖은 고생하는 거 알지 않느냐. _54~55쪽

해솔이 미리 익혀 온 아시아인 비하 표현은 전혀 듣지 못해서 금세 잊어버렸다. 그 대신 한국계 애들이 서로의 그룹에 붙인 비하 표현을 배우게 되었다. FOB(Fresh Off the Boat)나 ABG(Asian Baby Girl) 따위의 말이었다. 그러니까 해솔 같은 유학생은 배에서 막 내린 FOB였고, FOB를 조롱하며 스모키 메이크업을 하고 짧은 티셔츠를 입는 애들은 ABG였다. 그리고 클로이는 FOB와 ABG가 모두 싫어하는 중간 무리에 있었다. _65쪽

엄마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하다가는 큰일 난다고 했다. 튜터에게 도움받는 데 익숙해져 의대 가서 못 버티는 애가 많다고. 친한 권사님 딸도 죽자고 고생해서 의대 갔다가 때려치웠다고. 그게 무슨 낭비냐고. 그러니 너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고. 지금 공부하는 거 다 날리고 싶지 않으면. _118쪽

해솔에게는 스토리가 없었다. 그때도, 지금도.
“자기 이야기가 없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럼 자기 이야기가 없다는 걸 쓰면 되지.”
“그게 어떻게 이야기가 돼요? 없다. 이렇게만 쓸 수는 없잖아요.”
“왜 없는지를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넌 네 이야기가 왜 없는 것 같아? 그것부터 시작해 봐.”
“없는 데 이유가 어딨어요? 처음부터 없었어요. 전혀 없는 걸 만들어낼 수는 없잖아요.”_124~125쪽

“다른 사람이 와서 그 위에다가 스프레이 칠을 또 하는 거 아니에요? 아까 샘 친구도 그러는 것 같던데.”
“어, 그치. 여기선 아무런 규칙이 없어.”
“그럼 샘 작품도 금방 없어질 거잖아요.”
“그러니까 좋아. 겁내지 않아도 되잖아. 망쳐도 금방 덮일 테니까.”_135쪽

11월,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산불 이야기를 했다. 광역 시드니 전역에 화재 경보가 내려지고, 자연발화되어 바람을 타고 옮겨 가는 산불에 대한 뉴스가 계속되고 있었다. 평소에 뉴스를 잘 보지 않던 클로이 부모는 이제 집에 있을 때면 내내 텔레비전을 켜놓았다. 끝없이 불타는 숲, 집을 잃어버리고 대피소에 모인 사람들, 방독면을 낀 어린 소녀, 한 무더기의 재로 남은 코알라가 화면에 비쳤다. _140쪽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대학에 가든 안 가든, 육체노동이나 다른 무슨 일을 하든 수영장 딸린 집에 살면서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면. “너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라고 애들을 겁줄 만한 예시가 충분하지 않다면.
그렇다면 대학에 못 갔다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이유가 없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_159~160쪽

“그냥 공부는 왜 하나 싶어.”
“뭐야, 갑자기. 너야말로 죽겠다는 건 아니지?”
“아니, 반대야. 그냥 공부를 하고 있으면 너무 죽고 싶으니까 공부를 안 하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거?” _209~210쪽

“제가 먼저 자퇴하면 돼요.”
그때 해솔의 머릿속에서 구슬 목걸이가 끊어졌다. 몇 년에 걸쳐 모아온 구슬이 산산이 흩어졌다. 침대 아래로, 서랍장 뒤쪽으로, 문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어떤 구슬도 아쉽지 않았다. 해솔은 자신이 구슬 목걸이를 직접 끊어버렸다는 걸 알았고, 그게 중요했다.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서사였다. _238쪽

그러나 놀랍게도 구석에 홀로 남은 올리앤더 나무는 이번 여름에도 꽃을 피웠다. 꽃과 잎, 가지와 줄기까지 모두 독소가 가득한 나무. 만지기만 해도 독이 옮고, 잘못 들이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 나무. 그 나무는 황폐한 사막에 홀로 서서 탐스러운 진분홍색 꽃을 잔뜩 매달고 클로이 가족을 조롱하고 있었다. _2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