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저자

김종술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자연과학 / 환경 에세이

출간일

2018-07-23

ISBN

9791160401752

가격

16,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적어도 그대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처하신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이 책이 4대강의 팩트입니다.” _이외수 

“물고기 몇 마리 죽은 게 대수냐?”

“녹조 좀 생긴다고 호들갑이야!”

죽어가는 금강에 대한 기사를 쓰면 한두 개씩 악플이 달렸다.

생명의 연결고리를 모르는 무지렁이의 말이다.

강에 사는 뭇 생명들의 죽음 뒤에는 바로 우리,

인간이 위태롭게 서 있다.

뭍사람들은 그를 ‘금강요정’이라 부른다. 금강 탐사 전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다. 2009년 4대강 공사가 시작된 이래 10년째 4대강을 취재하고 있다. 2004년부터 공주 지역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태백, 경산, 장성, 청양 등의 석산 개발 문제점을 제기, 지역 여론을 환기해 만 2년 만에 공주시 석산 개발계획을 중단시키는 성과를 냈다. 2009년부터 다니던 신문사를 직접 인수해 운영했다. 4대강 사업 홍보성 기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발 업체의 광고를 받지 않는 방침으로 운영난을 겪었다. 결국 신문사를 넘기고 본격적으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된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매일 금강에 나간다. 차량 기름값이 없을 때는 걸어 다니면서 금강의 변화를 기록한다. 물고기 떼죽음, 준설선 기름 유출, 큰빗이끼벌레 창궐, 공산성 붕괴 등 특종을 보도해 사회 이슈로 만들었다. 큰빗이끼벌레는 녹조와 더불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대표하는 생물이 되었다. EBS 〈하나뿐인 지구: 금강에 가보셨나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금강의 실태를 알렸다. SBS 물환경대상, 민주언론시민연합 성유보 특별상, 충남공익대상, 대전충남민주언론 민주언론상을 받았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시민기자로서는 최초로 기자상을 받았으며, 〈오마이뉴스〉에서 최고의 시민기자에게 주는 뉴스게릴라상을 2년 연속 받았다. 정부에 눈엣가시였지만 소송은 한 건도 당하지 않았다. 현장에 가서 보고 묻고 만져본 뒤에야 기사를 쓴다는 철칙 때문이다.

“이렇게 개고생하며, 취재를 계속해야 하나?” 어느 날 울컥해서 눈물을 쏟았다. 홀로 빗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물고기 주검들 사이에서 노숙을 했다. 뱀에 물리고 공사인부한테 두드려 맞았다. 물길이 막히니 상식도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건, 사람들의 뇌리에서 그들이 저지른 일들이 사라진다는 거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끝날 때까지 기록하려한다. 4대강 사업은 현재형이다.
추천의 글 |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드는 방부제, 김종술
프롤로그 | 금강에 산다

[1부] 강의 죽음
새들목에 생긴 일
오리의 편에 선 다윗
1,164억 원이 가져다준 것
빼앗긴 땅의 가격
“맹박이가 낚시도 못하게 해…”
물고기 떼죽음: 열흘의 기록
정신과 치료를 받다
금빛 모래톱의 역사
골재 채취사업의 아이러니
강의 역습
공산성이 무너졌다

[2부] 생명 혹은 죽음의 색깔
5,600원어치 취재
괴생명체의 등장
큰빗이끼벌레 생태전문가
사라진 큰빗이끼벌레의 비밀
녹조를 숨기려는 사람들
“저 물에 커피 타 먹고 싶다”
녹조는 독이다
뱀과의 사투
나의 생체실험
우리가 마시는 물은 안전할까?
고라니 발자국에 남은 붉은깔따구
한강에 실지렁이가 산다
대통령의 거짓말
녹조폭탄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나는 왜 환경전문 기자가 되었나?

[3부] 강의 삶
고철덩어리, 보
숨겨질 뻔한 기름유출사고
수녀와의 동행
미국 댐 답사기 1 : 댐의 시대는 갔다
미국 댐 답사기 2 : 트럼프 대통령도 못하는 일
털 빠진 너구리
유령공원
사라진 금강이,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주 특별한 초대
수문개방과 관료들의 사회
강의 희망에 대하여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1항

에필로그 | 다시 공존의 강으로
월급 받는 기자도 아니고 그냥 시민기자,
‘금강요정’ 김종술 씨의 좌충우돌 4대강 취재기

개고생 취재에 나선 기자가 있다. ‘금강요정’이라 불리는 김종술 씨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되고 2010년, 굉음을 울리며 쳐들어온 중장비들이 공주시 백제 큰다리의 바위덩어리 보호공을 잘라버렸다. 강물을 가로막고 있던 돌무더기가 무너져내리자 갑자기 본류의 수위가 낮아졌다. 겨울잠에 빠졌던 물고기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모래무지, 누치, 끄리, 마자, 피라미, 붕어, 잉어 등 물고기 수천 마리가 물 빠진 모래톱에 허연 배를 드러내고 죽어갔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해의 시작이었다.

“이날 현장에 있던 계약직 금강지킴이의 눈물이 터졌다. 서러움에 북받친 그는 ‘죽어가는 물고기 세 마리를 살리려고 집으로 옮겨서 애쓰고 있는데… 금강에 나올 때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있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다. (…) 그날은 악몽을 꾸지 않았다. 한숨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썩은 내가 풍기는 강변에서 나 혼자 살아 있다는 것이 악몽이었고 치욕이었다. _86쪽 〈물고기 떼죽음: 열흘의 기록〉

4대강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물고기 집단폐사가 이어졌다. 규모가 수십 만 마리에 달했다. 강변에 방치된 물고기의 사체에서는 침전물이 흘러나왔다. 구더기가 들끓고 강물이 썩었다. 물고기 주검들 사이에서 노숙을 하며 열흘을 취재했다. 현장은 그가 난생처음 겪은 생지옥이었다. 취재를 마치자 밤마다 가위에 눌렸다. 악몽에서 깨면 두통이 시작됐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던 것은, 물고기 떼죽음 기사에 달린 악플과 매일같이 걸려오는 항의전화였다. 팔도의 욕지거리를 다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가 기사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김 기자야말로 금강을 사랑하고 지켜나가는 요정이다. 보지도 않고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92쪽).” 그러자 거짓말처럼 악플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를 ‘금강요정’이라 부른다.


“나는 기록한다, ‘탐욕의 사업’이 재연되지 않도록”
#4대강은_누구의_탓인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 달에 10만~20만 원. 차량 기름이 떨어질 때면 대리운전도 하고 ‘노가다’도 뛴다. 전 재산 5,600원이 남았을 때는 강가에서 풍찬노숙을 하다가, 4대강 사업이 탄생시킨 괴생명체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해 특종을 터뜨렸다(125쪽 〈5,600원어치 취재〉).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금강”에 터를 잡은 4급수 오염지표종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 녹조를 전해주려고 유리병에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는 끝내 경호원들의 철통 경비에 막혀 그를 만나지 못했다. “저들은 골리앗, 나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새와 수달, 너구리, 오리의 편에 선 다윗이었다(34쪽).”

이 책은 지난 10년 금강에 터를 잡고 살면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금강에 나가 4대강 사업 이후 강의 변화를 기록한 취재기이다. 이는 말 못하는 새와 수달, 오리의 편에 선 ‘시민’ 김종술과,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한 사업을 밀어붙인 ‘거대권력’ 이명박 대통령의 싸움의 기록이기도 하다. 김종술 기자는 모든 언론이 떠난 자리에 남아 이명박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이 저지른 사건들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물고기 집단폐사 사건 때는 정부가 발표한 물고기 사체의 수를 일일이 확인한다. 건강에 무해하다는 환경부의 주장대로 녹조의 강물을 직접 마셔보기도 한다. 4대강 공사로 갈아엎은 땅에 사는 농민과 어민들을 찾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먹고살기가 좋아졌는지 묻는다. ‘사업’의 명목으로 쏟아부은 수 조원의 혈세와 그 혈세로 파괴된 것들, 그리고 그 파괴된 것들을 은폐하려는 기묘한 행정과 언론 플레이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정부에 눈엣가시였지만 소송은 한 건도 당하지 않았다. 현장에 가서 보고 묻고 만져본 뒤에야 기사를 쓴다는 철칙 때문이다.

“때때로 괴물들과 싸우면서 나 또한 괴물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홀로 강변에서 빗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뱀에 물리고 공사 인부한테 두들겨 맞으면서도 취재수첩과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 추악한 삽질을 세상에 알리다 몸이 망가지고 마음이 찢어졌다. 이게 다가 아니다. 경제적 재앙이 남아 있었다. 텅 빈 주머니, 매일 시달리는 빚 독촉에 모든 걸 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
_228쪽 〈나는 왜 환경전문 기자가 되었나?〉

더는 길이 없다 싶을 때, 그와 함께 4대강을 취재하는 ‘4대강 독립군’들이 힘을 보태어 다음스토리펀딩을 시작했다. 그의 사연이 널리 알려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후원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외수 씨가 그를 찾기도 했다. 지금 쓰고 있는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2017년 출간)에 4대강을 죽인 자들을 응징하는 기자가 등장하는데, 바로 김종술 기자가 모델이라고 했다(216쪽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이외수가 작가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는 대한민국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적어도 그대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처하신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이 책이 4대강의 팩트입니다. 이 책에 4대강의 가감 없는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 부정과 불의를 혐오하고 상식과 정의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열정과 영혼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_9쪽 〈이외수 추천의 글〉


자연의 권리, 생명의 연결고리, 그 생태계의
원리를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일에 대하여

김종술 기자가 지난 2016년 세종보를 찾았을 때다. 보 하류에 하얀 기름띠가 흘러내렸다. 기름띠 주변으로 물고기들이 머리를 쳐들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저거 기름이 아닌가 물었다. 기름인데, 친환경이라고 했다. 기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기름통에 적힌 빨간색 경고문구를 확인했다. ‘삼키면 유해함.’ 기자는 그들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로 기름을 빨아들일 때까지 내내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그에게는 기사를 쓰는 일보다 환경이 파괴되는 상황을 중단시키는 게 시급했다(239쪽 〈숨겨질 뻔한 기름유출사고〉).

그를 움직이는 것은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분노만도 아니다. ‘한낱’ 강변 모래톱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처음 금강 새들목에 발을 내딛던 날을 기록한다. 해질녘 무리를 지어 쉼터를 찾아가는 백로의 몸짓에 넋을 잃었다. 죽은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도 들렸다. 고라니는 환약처럼 생긴 까만 똥을 쌌다. 강변 모래톱에 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잠이 들면서, 모래가 내 몸만 정화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가늘고 고운 입자의 모래는 물의 오염을 걸러내는 필터다. 그는 자연을 글이 아니라 몸으로 배웠다.

“국가와 국민은 수동적으로 환경보전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국가는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자연에도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줘야 한다.” _320쪽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1항〉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1979년 미국 환경단체가 제기한 ‘팔릴라 소송’에서 법원은 “하와이의 희귀조인 팔릴라도 고유한 권리를 지닌 법인격으로 법률상 지위를 가지기 때문에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에콰도르 헌법은 “자연은 헌법이 명시한 권리들의 주체”임을 선언한다. 김종술 기자는 대한민국이 말뿐인 환경권이 아니라 사람과 생명, 미래가 담긴 새로운 환경권을 제시한 헌법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땅에 다시는 ‘4대강 사기극’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강은 그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은 물안개의 강이자 백로와 고라니의 강이며 사람의 강이다. 예전처럼 다시 살아날 강을 기다리며 강의 변화를 기록한다. 강이 깨어나면서 숨을 토하는 하얀 새벽 강가에서 나는 지금도 공존의 강을 꿈꾼다. 강에서 살아가며 강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며 강으로의 ‘소풍’에 동참할 것이다. 이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_328쪽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