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즈만이 희망이다

저자

신영전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출간일

2020-09-18

ISBN

9791160404302

가격

16,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디스토피아 시대, 불완전한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건강과 질병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과 명쾌한 대답!

 

우리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명쾌하고 아름다운 문장 !

화제의 칼럼 ‘없다’ 시리즈, 신영전의 첫 산문집

 

“대한민국 의사 중 이처럼 명쾌하고 자신 있게 건강과

질병에 대해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전 세계를 뒤흔드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자체로도 위기지만, 그에 대한 인류의 대처도 또 하나의 위기다. 가장 취약한 곳에 놓인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가장 많이 죽었고, 아파도 쉬지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콜센터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 ‘긴급 행동’을 하지 않으면 4천만 명의 빈곤국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도 선진국들은 가난한 나라에 마스크 수출금지조치를 내리고, 백신이 나오면 자신들이 먼저 쓰겠다는 ‘백신동맹’을 맺었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적인 장면들이다.

저자는 인류가 맞이한 종말론적 위기의 대안으로 ‘아픔의 연대’를 제시한다. 한 사회의 모순이 응축된 곳에 놓여 있는 취약한 존재들은 역설적으로 그 모순의 해법을 아는 존재이자 희망의 근거다. 인간 본연의 취약성과 유한성은 ‘퇴치해야 할 위험’이 아니라 ‘공동체의 근본 토대’이며, 아픔들이 함께 손을 맞잡을 때만 우리를 얽매고 있는 아픔들을 넘어설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불완전한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이기도 하다.

신영전
의학과 보건학을 전공하고 현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있다. ‘건강’ ‘취약 집단’ ‘정치학’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건강정치학을 공부하고 있으나, 최근 ‘건강’을 재정의할 필요성을 느껴 ‘온존’이라는 개념을 갈고닦는 중이다.
정치는 “운명을 거스르는 이론”이라는 브라질 정치가 로베르토 웅거의 정의를 좋아한다. 물을 막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하는 것이 치수治水임을 보여준 ‘우왕’, 포정해우庖丁解牛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 ‘포정’을 건강정치학의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모두가 온존(well-being for ALL)”한 은하수를 꿈꾼다.
《보건의료 개혁의 새로운 모색》(공저), 《건강보장론》(공저)을 쓰고, 《거대한 규모의 의학》 《리처드 레빈스의 열한 번째 테제로 살아가기》 《붉은 의료》 등을 여러 사람과 함께 번역했다.
서문-‘아픔의 연대’를 위하여 5

1장 성찰: 우리가 놓친 것들 19
우월한 생은 없다 21
건강은 없다 25
노인은 없다 29
자살은 없다 33
사랑은 없다 37
희망은 없다 41
나쁜 바이러스는 없다 45
아픔은 없다 49
무엇보다 먼저, 해를 끼치지 말라 53
‘언던 사이언스’를 넘어서 57

2장 책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63
국가는 내 건강을 걱정할까? 65
누가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는가 71
다시 써야 할 반성문 74
맬서스의 유령 77
인권 없는 복지가 가능한가? 80
‘눈물의 대통령’ 83
‘배반의 바리케이드’ 앞에서 86
아무도 모르는 어떤 복지 89
구명보트를 없애려는 어느 선장 92
형평운동기념탑 앞에서 95
노무현의 말, 문재인의 약속 99
사라진 ‘100만 원의 개혁’을 찾아서 102
두 번째 ‘눈물의 대통령’ 105

3장 자본: 공포와 불안을 팔다 109
“나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111
영리병원에 없는 세 가지 116
안치환의 ‘유언’ 118
용의 역린을 건드리다 121
응답하라, 박·문·안! 124
의료민영화라는 이름의 살인 127
정치인의 칫솔과 유전자검사 131
대통령 앞 사직서 134
신(新) 파우스트, 당신은 왜 나를 궁금해하지요? 138

4장 건강: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143
피로는 간 때문이 아니다 145
함께 건강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건강할 수 없다 149
돌봄의 공동체를 위하여 156
페텐코퍼의 자살과 부활 162
“평등한 것이 이득이다” 178

5장 평화: “평화가 길이다” 181
워싱턴에서 만난 남북한 결핵 183
그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186
그때도 그랬다 189
핵보다 강한 두 가지 무기 193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196
그것은 인권이 아니다 199
통일부 장관 출마선언 203
영세중립국으로 가자 206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께 209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213
또 하나의 북핵 216
기차는 두 개의 레일 위를 달린다 219
장마전선과 염원 222
김정숙, 리설주, 펑리위안 여사께 226
미국 유감 229
“평화가 길이다” 233

6장 경계: 경계를 넘어 239
국경을 넘는 방법 241
‘경계’를 넘어 ‘관계’로 244
오시비엥침으로 가는 길 255
말뫼, 스웨덴의 끝이자 시작인 곳 258
다시 몬주익 언덕에서 262
아직 끝나지 않은 임정로드 266

7장 싸움: 푸른 유리 한 조각 271
아스클레피오스의 죽음 273
복지국가는 없다, 있다 276
무상의료는 가능한가? 279
‘착한 부자’가 되는 법 282
“이제 우리가 자리를 지킬 차례” 286
우리만이 아는 대답 289
진짜 싸움 294
박정희와 비스마르크를 넘어서 297
우리 인류의 ‘마지막 싸움’ 300
의료보험증 불살라 만든 국민건강보험 304
푸른 유리 한 조각 308

8장 희망: 퓨즈만이 희망이다 313
역설과 희망의 정치학 315
우리가 꿈꾸는 ‘100만 원의 기적’ 318
만파식적을 찾아서 321
‘온 보건복지’를 향하여 324
퓨즈만이 희망이다 332
은하수로 가는 방법 337
디스토피아 시대, 불완전한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건강과 질병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과 명쾌한 대답!

우리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명쾌하고 아름다운 문장 !
화제의 칼럼 ‘없다’ 시리즈, 신영전의 첫 산문집

“대한민국 의사 중 이처럼 명쾌하고 자신 있게 건강과
질병에 대해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전 세계를 뒤흔드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자체로도 위기지만, 그에 대한 인류의 대처도 또 하나의 위기다. 가장 취약한 곳에 놓인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가장 많이 죽었고, 아파도 쉬지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콜센터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 ‘긴급 행동’을 하지 않으면 4천만 명의 빈곤국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도 선진국들은 가난한 나라에 마스크 수출금지조치를 내리고, 백신이 나오면 자신들이 먼저 쓰겠다는 ‘백신동맹’을 맺었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적인 장면들이다.
저자는 인류가 맞이한 종말론적 위기의 대안으로 ‘아픔의 연대’를 제시한다. 한 사회의 모순이 응축된 곳에 놓여 있는 취약한 존재들은 역설적으로 그 모순의 해법을 아는 존재이자 희망의 근거다. 인간 본연의 취약성과 유한성은 ‘퇴치해야 할 위험’이 아니라 ‘공동체의 근본 토대’이며, 아픔들이 함께 손을 맞잡을 때만 우리를 얽매고 있는 아픔들을 넘어설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불완전한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이기도 하다.

나쁜 바이러스는 없다?
당연하게 여긴 세상을 뒤집다

저자인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건강과 사회연구소 소장, 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정책학회 이사장, 대한예방의학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사회적 약자의 건강권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취약집단의 건강이 정치•사회적 요인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은 보건의료 정책을 넘어 한국 사회와 남북관계, 나아가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문명론적 위기에 대한 관심으로 뻗어갔다. 이 책은 그 모든 문제에 대해 저자가 오래도록 고민하고, 사색한 결과물이다.
저자가 2005년부터 <한겨레>와 <보건사회연구> 등 여러 지면에 쓴 글을 수정 보완한 이 책은 ‘성찰’ ‘책임’ ‘자본’ ‘건강’ ‘평화’ ‘경계’ ‘싸움’ ‘희망’의 8가지 키워드로 구성돼 있다.
〈1장 성찰: 우리가 놓친 것들〉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세상을 뒤집어 놓음으로써 우리가 그동안 놓친 것들의 가치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 이 책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온 디스토피아의 한가운데서 “나쁜 바이러스는 없다”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던진다. 깊은 동굴 속에서 잠자던 바이러스의 거처를 건드린 것은 인류의 탐욕임을 지적하면서 바이러스를 적으로 보는 대신 인간과 바이러스가 평화롭게 공생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2장 책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시장 논리에 포획돼 시민 건강을 돌볼 책임을 내팽개친 정부를 비판한다. 정부는 ‘도덕적 해이’와 ‘부당하지 않은 차별’ 같은 정치적 수사를 동원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제한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 공약도 실종된 상태다. 저자는 이 같은 정부의 행태를 통해 “국가는 내 건강을 걱정할까?”라고 꼬집는다.
〈3장 자본: 공포와 불안을 팔다〉는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의료민영화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매 유전자’ ‘암유전자’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장해 비싼 의료서비스를 구매하게 만들려는 영리기업의 상술과 이에 동조하는 정부의 행태를 풍자적으로 비판한다. 이 장에는 저자가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그만두며 대통령에게 쓴 사직서도 포함돼 있다.
〈4장 건강: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우리가 함께일 때만 비로소 건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역설한다. 이 책은 ‘모든 이들을 위한 복지’와 ‘완전하고 무제한적인 민주주의’를 전염병의 대안으로 제시한 병리학자 루돌프 비르효를 통해 우리의 건강이 정치•사회적 요인과 깊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공동체를 뜻하는 영어 ‘community’이란 단어에 이미 돌봄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 사회가 ‘돌봄의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장 먼저 망가지는 퓨즈처럼
가장 약한 사람들이 희망이다

〈5장 평화: “평화가 길이다”〉는 저자가 15년 동안 십여 차례 북을 다녀오며 남북 간의 보건의료 분야 협력과 남북 평화를 위해 헌신한 경험에서 나온 글을 묶었다. 저자는 인권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남북의 평화적 공존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예방접종 지원을 중단하지 않는 ‘따뜻한 포용’이야말로 핵폭탄을 녹여내고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핵보다 강한 무기’라고 강조한다.
〈6장 경계: 경계를 넘어〉는 우리와 남을 가르는 국경이라는 적대적 ‘경계’를 넘어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평화와 연대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담고 있다. ‘모든 경계는 의식의 경계’일 뿐이라 믿고, 오직 ‘보편적 진리에만 복무하고자 하는’ 아나키스트인 저자가 오시비엥침과 말뫼, 몬주익 언덕, 충칭 등을 넘나들며 보고 느낀 바를 기록하고 있다.
〈7장 싸움: 푸른 유리 한 조각〉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고, 억압하는 이들에게 맞서 싸우는 용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라는 빅터 프랭클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자유, 우리 가슴 속의 ‘푸른 유리 한 조각’을 가슴에 품고 혐오와 배제에 맞서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8장 희망: 퓨즈만이 희망이다〉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이자 저자가 공생애(公生涯)를 통해 내놓은 결론이다.
저자는 과부하가 걸리는 순간 가장 먼저 망가지는 퓨즈처럼 한 사회의 모순이 응축된 곳에 놓여 있는 취약한 존재들이야말로 역설적으로 그 모순의 해법을 아는 존재, 희망을 품은 존재라고 강조한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만이 인류 종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픔을 넘어서는
‘아픔의 연대’를 위한 기록

“오늘날 우리 사회 도처에 넘쳐흐르는 아픔들은 비록 그 이름이 매일매일 바뀌어도 본질은 여전히 그대로이며, 그 아픔을 넘어서기 위한 ‘아픔의 연대’의 필요성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우리가 겪어온 아픔의 기록이자 그 아픔을 넘어서는 ‘아픔의 연대’를 위한 기록이다.
아픈 이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보건의료 정책, 남북 주민을 공포로 몰아넣는 긴장된 남북관계, 국경이라는 적대적 ‘경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쟁, 코로나바이러스로 상징되는 인류 문명의 위기, 이 모든 위기의 해법은 ‘아픔의 연대’다. 이 책은 집요하게 우리를 얽매고 있는 아픔들을 넘어서려면 아픔들이 함께 손을 맞잡아야만 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