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고대사

저자

박노자 지음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인문,역사

출간일

2010-09-27

ISBN

978-89-8431-422-1

가격

12,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한반도 고대사가 주전공인 박노자가 선보이는 첫 고대사 교양서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진보논객 박노자. 사실 그는 가야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다수의 한반도 고대사 관련 논문을 발표한 고대사 전문연구자이다. 그동안 주로 사회비평가로 부각되고 역사 관련 저서도 근현대사 위주로만 소개되어 왔는데, 드디어 박노자의 주전공인 한반도 고대사를 다룬 책이 출간되었다. 고조선에서 통일신라시대까지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들을 민족주의 사학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 책은 단일민족과 순수혈통을 강조하는 기존의 고대사 서술로는 국제교류가 활발해지고 다문화 사회로 이동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고대사 교육이 힘들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획된 것이다.

박노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조선학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라는 이름의 러시아인이었으나, 2001년 스승인 미하일 박 교수의 성을 따르고 러시아의 아들이라는 뜻의 ‘노자(露子)’를 붙여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인이 된다.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그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진보 논객으로 평가받지만, 사실 <가락국기에 있어서의 왕권신수설> <신라 경문왕의 유불선 융화정책> <6~7세기 신라 지배층의 선민의식> 등의 논문을 펴낸 한반도 고대사 전문연구자이다. 그의 박사논문 역시 <5세기 말부터 562년까지 가야의 여러 초기 국가의 역사>이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자신의 첫 고대사 교양서인 이 책을 통해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고대 한반도가 지니고 있었던 다양성과 세계성에 주목한다. ‘위대한 고대사’가 지닌 함정을 지적하고,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고대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간 펴낸 책으로는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당신들의 대한민국 1,2》《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우승열패의 신화》《하얀 가면의 제국》《씩씩한 남자 만들기》《박노자의 만감일기》외 다수가 있다.
|차례|

추천의 글 _다문화 상생사회의 고대사를 위하여
들어가며 _수난의 근현대사와 위대했던 고대사

제1부 우리는 만주의 주인이었는가
단군보다는 소서노가 어떤가
고조선이 만주를 지배했다고?
낙랑군은 침략자였는가
고구려와 중국은 철천지원수였나
고구려는 정말 제국이었나
고구려 승려에게 국적이 있었나

제2부 신라는 민족의 배신자였는가
신라는 발해를 동족으로 생각했나
화랑은 무사 집단이었을까
신라는 민족의 배신자인가
통일신라시대에 ‘우리’란
‘반미’처럼 ‘반당’이 있었을까
풀이 일어나 신라를 끝장내다
궁예, 불교국가의 이루지 못한 꿈

제3부 일본은 언제나 우리의 적이었는가
박제상은 적국으로 갔는가
5세기 왜인들은 ‘후진 종족’이었나
역사학계 한-일전 ‘임나일본부설’
‘이마에 뿔 난 사람’의 진실
생존 위해 왜를 이용했던 가야 소국들
구원병 자격으로 한반도를 찾았던 왜군
백제 유민, 망명지로 왜를 택하다
통일신라-일본의 친교는 왜 잊혀졌나

제4부 고대국가, 억압과 저항의 이중주
고대는 남근석의 나라
김유신과 간통죄
고대 한반도는 공포의 전제왕국?
신라엔 왜 금속화폐가 없었을까
조공을 바치면 속국이다?
신라에선 승려가 무당?
비판적 지식인의 탄생

나가며 _‘고여 있는’ 민족사 대신 ‘흘러가는 고대사’

참고문헌
찾아보기
‘군사적 위대함’이 아니라 ‘문화적 풍성함’에 주목하자 세계인의 보편적 시각으로 우리를 돌아보는 박노자 특유의 날카로운 비평은 한반도 고대사를 향해서도 여전하다. 그는 이스라엘 공식 사학의 예를 들며 ‘수난의 근현대사’와 ‘위대했던 고대사’라는 민족주의 사학의 보편적 문법을 찾아낸다. 근현대사는 나치의 만행을 중심으로 핍박 받는 유대인의 모습 위주로 그리는 반면, 고대사는 <출애굽기> <신명기> 등 구약성서의 이야기를 가져와 강성대국 이스라엘을 추억하는 방식으로 서술하는 이스라엘 주류 사학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에 우리는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다. 고대의 군사적 영웅담은 현재의 팽창적 야망을 은근히 부추기고, 동시에 근현대사에서 묘사된 ‘우리들의 피해’는 ‘우리들’의 모든 행위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지점에서 유대 민족의 피해에만 주목하고 고향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오히려 가해자로 여기고 마는 오늘의 이스라엘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틀을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해본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일제의 만행을 중심으로 그려진 근현대사와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광개토왕의 이미지가 중심인 고대사의 짝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역사서술이 과연 이스라엘식 역사서술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인지 물으며 이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정복과 확장의 ‘군사적 위대함’이 아니라, 과거 주변국과 가졌던 긴밀한 교류와 ‘고급 국제인’으로 활약했던 승려나 지식인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한반도의 선조들이 지니고 있었던 세계성과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고대사를 보자고 제안한다. 역사 쓰기란 언제나 선택의 문제, 그 선택을 이끈 이면을 직시하자 이 책 곳곳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역사 쓰기란 현재적 선택의 문제”다. 그래서 역사가 쓰인 그 당시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고, 또 오늘의 관점에서 이를 재구성해야 한다. 저자는 우리 민족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는 ‘단군신화’부터 살펴본다. 고려 건국 이전까지만 해도 단군 이야기가 한반도 남부에서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3세기 후반 고려의 대몽항쟁 이후 백성들의 귀속의식 고취를 위한 표상으로 단군이 부각되었음을 논하며 시조 신화란 결국 권력과 권위의 구도를 상징화하는 것이란 점을 지적한다. 또한 고조선을 ‘만주를 지배한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로 보려는 시각이나 고구려를 ‘만주를 통치했던 위대한 제국’으로 묘사하는 것 역시 그 과장됨을 지적하며, 개화기나 일제시대 때 국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신채호를 비롯한 항일 독립투사들의 욕망이 투영된 해석을 지금까지 현재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경계한다. 대신 승랑, 혜관, 파약, 원효 등 국가의 경계 너머 동아시아 사상가로 자리매김한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사회가 간직하고 있었던 세계성과 다양성에 주목하자고 이야기한다. 다문화 상생사회를 위한 교류/뒤섞임/융합의 고대사! 광개토왕의 ‘칼’보다 고대 한반도 젊은 남녀들의 ‘야합(중매 없는 자유 결혼)’이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는 저자는 후손들이 배울 역사 교과서에서 사람을 죽이는 전쟁보다 민중의 하루하루 일상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며 그 밀알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물론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라는 비극적 시기에 ‘국사’의 틀이 확립됐기 때문에 신채호를 위시한 민족주의자들이 ‘민족 수호’를 그 중심에 두고 이를 정리해나갈 수밖에 없었음을 저자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성과 상호연관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고대사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저자가 제시한 ‘국방사관의 극복’, ‘동질성에의 집착에서 벗어나기’, ‘서로 스며듦으로서의 고대사’라는 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