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저자

박노자 지음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인문,역사

출간일

2007-05-25

ISBN

9788984312241

가격

15,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승려는 왕에게 절해야 하는가?, 국적포기자들은 매국노인가?, <독립신문>은 과연 민족지였는가?, 화랑들이 동성애를 즐겼다는 것이 사실일까?, 헤이그 밀사 이준은 항일전사인가?, 세종대왕은 성군인가?……. ‘우리 시대의 반항아’ 박노자가 동아시아의 근대역사 뒤집어보기를 시도했다.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는 우리 안에 아로새겨진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 잡고, 근대화의 과정에서 기성 권력들이 편의상 역사의 뒤안길에 묻어버린 반란자들을 끄집어내어 바로 세운다. 그 과정에서 지금 되살려야 할 보배로운 휴머니즘의 계보를 추적하고, 21세기에 동아시아인으로서 추구해야 할 반란자적 모습과, 반란자로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국적, 애국심, 민족주의, 권위주의, 숭미(崇美)주의, 남성우월주의 등 버려야 할 악습들을 추궁한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며, ‘반란성’이야말로 주체적 인간의 뿌리다. 박노자는 동아시아인들이 소비와 대중문화라는 신종 마약을 살포하는 신자유주의의 폭력에 맞서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부단히 ‘마음속의 반란’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리말·반란자들의 동아시아를 위하여   1부 진흙 속의 연꽃: 동아시아 휴머니즘의 계보 1. 승려는 왕에게 절해야 하는가|2. 유교적 좌파의 거두, 공의 사회 역설하다|3. 니체보다 ‘이지’가 빨랐다|4. 이슬람과 중국, 공존의 코드는 있나|5. 야수의 세상에서 평화를 꿈꾸다|6. 조선, 양계초에게 반하다|7. 너희가 톨스토이를 아느냐|8. 전쟁을 넘어, 국경을 넘어|9. 유교적 휴머니즘의 마지막 불꽃|10. 붓다가 마르크스를 만날 때   2부 21세기를 휘젓는 20세기의 망령 1. 국적이란 움직이는 것|2. 힘센 백인종을 닮고 싶다|3. 인문학, 깡패의 칼이 되다|4. 관습이라는 적과의 동침|5. 민족자본이라는 말이 우습다|6. 개화기 신문도 촌지를 먹었다|7. ‘사랑해요 미국’의 원조, 조병옥|8. 교주님과 근대성을 생각한다|9. 소련 국기에 대한 맹세를 추억함|10. 버르장머리 없는 학생들의 추억|11. 독재자와 성웅의 그늘|12. 검투사와 국민적 신체 사이|13. 파견근로제, 100년 전의 유령   3부 두 얼굴의 근대인, 잊혀진 근대의 비극과 향기 1. 이준 열사는 친일파였다?|2. 구한말, 죽음의 장사 판치다|3. 계몽주의자? 군국주의자!|4. 애국 계몽 운동은 ‘애국’이었나|5. 잊혀진 공산주의자의 향기|6. 영웅 최재형의 잊혀진 전설|7. 회색 괴짜, 변영만을 아십니까|8. 민중이여, 공범이 될 것인가|9. 글 속에 피가 흐른다|10. ‘간첩의 마음’에 사로잡히다|11. 마오쩌둥·호찌민, 그리고 김일성   4부 남성 우월주의, 가부장적 독재로부터의 탈주 1. 화랑들이 ‘변태’여서 부끄러운가|2. 세종대왕이 죽인 여자|3. 조선시대 섹시녀의 기준|4. 남자 노릇하는 다양한 방법|5. 국제결혼은 애국심을 죽이는가|6. 민족의 경계를 불사른 연애|7. 신여성의 명암, 히라쓰카 라이초|8. 승려는 사랑할 수 없나|9. 여걸들의 자유분방도 기억하자|10. 민족의 상징, 섹시 코드와 만나다   5부 근대의 유라기 공원: 제국, 개인, 양심 1. 80여 년 전 일제판 9·11 사건|2. 일본 신문, 피를 먹고 자라다|3. 문화혁명은 매력적이었나|4. 일본 재벌은 어떻게 인정받았나|5. ‘착한 사람’ 예로센코|6. 제국의 양심엔 한계가 있다|7. 악마에서 천사로|8. 미국의 장난이 만든 화|9. 중·러 군사훈련의 목적
반란의 동아시아, 그 뿌리를 찾아서   기성 권력에 반기를 든 동아시아 반란의 역사는 그 뿌리가 매우 깊다. 병역거부와 반국가주의를 주장했던 톨스토이처럼 잘 알려진 이들도 있지만, 우리가 역사의 뒤안길에서 구원하고 기억해야 할 반란자들은 더 많다. “왕권과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사는 승려는 왕에게 절할 필요가 없다”며 종교 자유의 씨앗을 뿌린 1600년 전 혜원부터 제국주의·인종주의에 반기를 들었던 근대화 운동가 강유위, 조선이 반한 근대 교사 양계초까지. 이 외에 일반적으로 고리타분한 구시대의 유물로 인식하는 유학자들 중에도 소리 없이 반란자의 대열에 섰던 인물들이 의외로 많다. “나는 마음 외에 공맹도 도도 없다”고 외친 중국 명나라 말기의 이지, 유머와 패러디의 거장 박지원, 일본의 이단적 의사 안도 쇼에키 등. 그중에서 ‘공(公)’의 국가를 역설한 명나라 시대 황종희의 진보성은 오늘날 남한의 정치 지도자들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공’의 국가에서 관료는 “군주가 아닌 천하의 인민을 섬기는 공복”이고, 법은 “만인의 이해관계와 공론에 입각한 공의 지킴이”다. 공의 국가에서는 과거시험과 기술·행정 실적에 따라 관료를 뽑고, 가난뱅이는 관으로부터 생업에 필요한 토지를 받는다. 이렇게 반란자들의 동아시아 역사를 되짚다보면 동아시아 민중의 평화적 연대 뿌리는 결국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동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1세기에는 극복해야 할 악습들   요즘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압축적인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짊어지게 된 악습이다. 100년 전에도 한·중·일 3국에 각각 한산모군, 바오궁터우, 나야가시라라는 이름의 파견근로제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지금의 ‘파견근로제’는 후기자본주의의 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초기자본주의 시절의 제도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신문지상을 뜨겁게 달궜던 대학 내 폭력 역시 유신시대 군대화의 유물이다. 국적의 신성화도 마찬가지다. 자자손손 운명의 족쇄를 채워왔을 것 같지만, 원래 국적은 일종의 느슨한 기호에 지나지 않았다. 독립운동 시절 민족애에 불탔던 안창호 선생 같은 망명자들은 형식적으로 중국적을 두고 중국 여권으로 미국을 왕래했을 정도다. 그랬던 것이 유신시대에 이르러 대한민국 국적의 비장애인 남성을 군대에 보내는 용도로 쓰이면서 신성한 제단 위에 올려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세계화를 신봉하는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국적은 더욱 강력한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학교에선 국기에 대한 맹세가 강조되고, 러시아에선 교련수업이 부활하고, 대한민국에선 국가간 축구경기 때마다 태극기의 바다가 출렁인다. 그 이유는 황우석 사태에서 보듯이 “자본의 이윤 추구에는 국경이 없지만 자본가들은 국민국가의 행정력과 군사력을 필요로 하고 착취 대상들을 국적별로 유순한 ‘국민’으로 묶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생활의 편의상 기꺼이 한국적을 선택한 박노자의 눈에, 국적 포기자들을 맹비난하는 한국인들은 무의식중에 신자유주의자들의 민중 선동 수단인 ‘국적 신성화 작업’에 동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근대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가려라   흑백논리로 열사와 매국노의 선을 그어놓은 역사 교과서에서 진실은 조금씩 은폐되거나 과장돼 있다. 예를 들어 헤이그 밀사이자 대표적 항일 지식인으로 알고 있는 이준 열사는 처음부터 항일한 인물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후견인 노릇을 하던 민영환, 이용익과의 친분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일에서 반일로 갈아탄 경우다. 더욱이 그가 헤이그에서 자결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고질병이었던 뺨의 종기가 악화되어 분사했을 뿐. 한국 최초의 도일·도미 유학생 유길준은 어떤가? 선구적 계몽주의자로 알려진 그가 실은 “일본의 사주로 단발령을 단행했고, 이토 히로부미 등 일본의 ‘귀인’들이 서울을 찾을 때마다 한성 주민들을 반강제로 환영식에 동원했었다”는 사실이 교과서에 실려 있는가? 저자는 유길준의 공로로 기록되어 있는 ‘계몽활동’에 대해서도 민중의 입장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계몽주의적’ 저술에 따르면 “사람이 가장 신성하게 여겨야 할 두 가지 의무는 바로 납세와 징병의 의무다.” 문제는 유길준이 그 글을 쓰기 1년 전에 대한제국의 군대는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조국을 식민지화해가는 일제 당국의 정책을 장려한 것이 아닌가”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들과 반대로 이광수에 맞섰던 1930년대 명논객 김명식, 재러시아 항일운동가 최재형, 독립파 지식인 변영만, 천재 아나키스트 예로센코 등은 새롭게 평가, 재인식해야 할 근대인들이다. 역사책에서 이들이 제자리를 찾을 때 동아시아의 진정한 반란성 회복 운동이 비로소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