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

저자

임혜지 지음

브랜드

한겨레출판

분야

기타,교양

출간일

2008-01-31

ISBN

9788984312548

가격

15,000원


구입처

전자책

도서정보

사람을 끌어안는 건축이 좋은 건축이다 건축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건축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어려운 과제다. 건축을 학문, 공학의 한 분야, 어마어마한 산업으로 생각하면 다가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을 떠올려보자. 내가 가족들과 정겨운 한때를 보내는 온화한 거실, 치열하게 일하는 작업장, 사랑하는 사람과 정담을 나누는 테이블, 종이 냄새 가득한 도서관……. 임혜지는 건축이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분야라고 말한다. 어떤 공간에 있을 때 편안하고 건강하고 효과적인지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건축은 건축가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생활 이야기이다. 딛고 서 있는 땅과 머리 위의 하늘,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솟을대문, 작은 발코니와 편리한 부엌, 조용한 기도실과 1만 년 전 인류의 조상들이 살았던 움집터에 이르기까지 임혜지가 전하는 살아 있는 공간 이야기를 만나보자.

독일 뮌헨의 문화재 건물 전문가. 오래된 건물만 보면 들어가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직업병이 있는 그녀는 지난 30년간 독일 고건축 현장에서 문화재 실측조사 및 발굴연구 전문가로 명성을 떨쳐왔으며, 현재 독일 문화재청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임혜지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해 독일 칼스루에 대학교에서 건축과를 졸업하고, 건축사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스위스관 설계 및 기획에 참여했고, 독일어 저서로 『프리드리히 바인브렌너 시대의 칼스루에 주택』(2003)이 있다. 독일인 남편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으며, 나이 마흔이 넘어 다시 한국말 공부를 시작해 인터넷한겨레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꼼꼼한 독일 여자의 일 이야기와 매콤한 한국 아줌마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1부_ 집 이야기 저자가 새로 이사간 집을 꾸미는 과정을 통해 일반적인 독일 가정집과 독일식 주택의 구조를 엿본다. 독일인 남편과 자녀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만나게 되는 환경 건축 이야기가 흥미롭다.   건축하는 여자가 사는 집/ 가족과 손님을 위한 공간: 현관과 복도, 거실/ 실용적으로, 그러나 개성 있게: 부엌과 욕실, 침실/ 불필요한 공간은 없다: 발코니와 마당/ 쉼을 주는 공간: 중간공간과 가로수/ 평범한 가정집 들여다보기/ 뮌헨의 부자들이 사는 집/ 우리집의 환경 교육/ 환경 위기 시대의 대안 건축   2부_ 도시 이야기 뮌헨의 명소들을 소개하고, 뮌헨에서 공부했던 전혜린, 이미륵의 발자취를 좇는다. 칼스루에가 세워진 과정을 통해 유럽 중세 건축사를 소개하며, 저자의 가슴을 뛰게 한 아이어만과 르코르뷔제의 건축물을 함께 만나본다. 유럽 건축사조를 쉽게 구별하는 특징을 배운다.   마을 같은 도시 뮌헨/ 문화재를 활용한 쇼핑센터/ 전혜린의 발자취를 찾아서/이미륵의 묘지에서 술을 따르며/건축에 미친 왕/ 칼스루에의 튤립 아가씨들/ 바덴의 영화와 수모/ 베로나의 불타는 아레나/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건축/ 르 코르뷔제와 아이어만/ 강변의 노동자 마을/ 주연이면서 조연인 건축/ 향수의 건축
Episode1 집 이야기 새로 이사한 아파트의 뒷마당이 비어 있었다. 썰렁한 뒷마당을 가꿔도 좋다는 집주인의 허락을 받은 필자는 조경 잡지를 읽고 꽃시장을 부지런히 좇아다니면서 흙을 고르고 화초를 심었다. 예쁘게 꽃망울을 피워내는 마당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살던 어느날, 윗집 할머니가 그를 불러세운다. 네가 건축가면 건축가지 화초에 대해선 일자무식인 것이 건방지게 군다고 화를 내는 것이다. 알고보니 백 년이 넘게 대를 물려 이 집에서 살아온 할머니의 텃세 횡포. 뮌헨으로 밀려드는 새로운 세입자들 때문에 집세가 오르고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까 전전긍긍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독일 세대교체의 그림자를 본다.   Episode2 도시 이야기 독일 남서부 칼스루에는 전형적인 계획도시다. 도시 중앙에 영주의 성이 있고, 성의 탑을 중심으로 방사선 도로가 부챗살처럼 나 있어, 칼 빌헬름 영주가 중앙집권적인 통치를 꿈꾸며 건설했다는 ‘계획설’과 남장한 시녀들을 몰고 다니며 사냥하다가 한 채 두 채 집을 지은 것이 한 도시가 되었다는 ‘우연설’이 칼스루에 건축사학계의 화두이다. 저자는 후일 칼스루에 대지 분양 도면에서 주거용 대지와 농경 대지를 구분해 명쾌하게 ‘우연설’을 증명해내게 된다. 도시 중심의 탑에 기거하며 튤립을 그리는 것으로 소일했다는 이삼십 명의 아리따운 시녀들이 바로 칼스루에 탄생의 일등공신이었던 것이다.   Episode3 현장 이야기 칼스루에 연방고등법원 뒤에는 1800년대 고전주의 주택들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너무 낡아 안전에 문제가 생기자 철거를 결정하게 된다. 임혜지는 이것이 고전주의 주택 연구에 좋은 기회임을 깨닫고, 철거 직전에 정부를 설득해 수십 명의 건축과 석사과정 학생들을 이끌고 낡은 집 안으로 들어선다. 거친 학생들은 작업현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했고, 못 미더워하던 공무원들도 차차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조사가 끝난 후, 이 주택들의 문화재로서의 엄청난 가치가 논문으로 발표되자 학계에서는 철거를 강하게 반발하고, 임혜지는 자신을 도운 정부와 학계의 입장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바로 당신에게 전하는 공간 이야기” 나는 건축이 얼마나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분야인지 말하고 싶다. 그래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건전한 상식 안에서 학문의 깊이를 더하고, 일반인이라면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음을 나누고 싶다. 우리집 목욕탕에 관한 일이던, 나라의 물길에 관한 일이던 당당한 주인의식과 함께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지라고 넌지시 일깨워드리고 싶다. 건축은 인생과 마찬가지로 그저 위대하거나 추상적인 일이 아니라, 담담히 해답을 찾아가는 탐구과정이니까. - 작가 후기   건축인 임혜지는 전문인이기 이전에 일상 생활인으로서, 공간에 대한 일반적 담론이 아니라, 자신이 건축과 도시공간을 일상의 생활공간으로 어떻게 사용하며 어떻게 체험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여행에서 막 돌아온 친구가 재잘거리는 이야기 같으면서도, 따끔하고 매서운 고추 맛이 난다. - 이석정_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전혜린의 발자취를 따라 영하의 날씨 속에서 탐방했던 슈바빙이며 영국 공원 등 내게도 생생한 ‘도시 이야기’는 특히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녀의 가슴을 뛰게 했던 유럽 전역의 건축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유럽 도시 및 건축의 역사와 건축양식을 일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조인숙_ 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