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을 만든 사람들
고진숙 글|최병대 그림
어린이책에서 지금까지의 위인전은 그 인물의 뛰어난 면모에 초점을 맞춰 영웅담으로 그려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영웅이라는 것이 특수한 시대적 환경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요인에 의해 만들어짐을 감안한다면, 이런 관점은 어린 독자들에게 ‘위인’에 대해, 역사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불멸의 영웅’으로 불리며, 최근들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이순신 장군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이순신 한 사람이 풍전등화 속의 나라를 구한 진짜 비밀을 알아낸다면 우리 어린이들에게 역사의 ‘숨은 1인치’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 책에 바로 그 답이 들어 있다. 저자는 지난 몇 년 간 문헌 속에 나타난 단서들을 바탕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비밀 찾기에 나섰다. 저자가 찾아낸 답은, 첫째 신분이나 겉모습 따위와 상관없이 철저히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뽑아 썼다는 것. 둘째로 이순신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한 숨은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바로 평범했지만 자신의 재주를 소중히 여긴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론 그들을 한눈에 알아보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기꺼이 도왔던 이순신의 진정한 리더쉽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과학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배려의 여왕이 할 말 있대
신지영 글 | 김민준 그림
삶을 가꾸는 가치, 마음이 자라는 이야기   자신감·신뢰·배려·협동·정의, 다섯 가지 가치를 테마로 한 초등 저학년용 기획동화 ‘한겨레 가치동화’ 시리즈 1~5권이 동시 출간되었다. 건강한 자기 발견과 존중, 즉 ‘자신감’(1권)에서 출발하는 이 시리즈는 타자와의 평화로운 관계 맺기를 위한 ‘신뢰’(2권)와 ‘배려’(3권)를 짚어 보고, 집단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가치 ‘협동’(4권)을 넘어, 진정한 공동체 모색에 의미를 더하는 ‘정의’(5권)까지 살펴본다. 각 권에서는 각 주제가 가정에서, 또래 집단에서, 학교에서, 나아가 이웃과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연작동화로 보여 준다. 각각의 가치는 어떤 갈등을 일으키는지, 사람들은 가치 문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다 평화로운 관계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자신감, 신뢰, 배려, 협동, 정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동화 작가들이 구현한 스토리는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기존의 기획동화나 자기계발 동화에서 보여지는 작위적인 설정이나 교훈성은 최대한 피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치 문제를 쉽고 친근하게 풀고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개성 있는 그림을 곁들였다.   이야기 끝에는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소 정진 소장이 부모와 교사들에게 전하는 주제 해설을 실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통상적인 시각과는 다른 참신한 접근이 눈에 띤다. 정진 소장은 우리 사회의 갈등 조정 양식에 반기를 들고 ‘회복적 정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 실천하고 있는 어린이·청소년 집단의 갈등·소통·관계 전문가이다. 그는 시리즈 추천사에서 ‘가치는 관계 속으로 내려앉을 때 비로소 평화를 만든다’고 썼다. 관계 문제가 배제된 ‘가치’는 공허하며 때로는 거칠다. 충분한 애착관계를 만들며 자란 아이가 건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일반화된 관계에 자신을 맞추지 말고 ‘다르게 만나기’를 시도해야 진정한 ‘신뢰’를 이룰 수 있다, 공감과 존중이 없는 ‘배려’는 불편한 관계를 낳는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건강한 관계 맺기와 평화로운 공동체 만들기를 위해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을 구체적으로 짚어 준다.   ‘한겨레 가치동화’ 다섯 권 세트 상품에는 사은품 ‘생각이 자라는 논술워크북’이 포함되어 있다. 워크북에는 이야기 속에 나온 어휘를 활용한 말놀이부터, 내용 파악을 확인하는 단답형 문제,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활동, 토론거리 들이 실려 있어 집이나 학교에서 독후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섯 권의 책 표지는 공통적으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공간과 등장인물을 묘사하고 있다. 표지를 잘 보면 책 속 에피소드들이 ‘길’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길은 사람과 사람을, 각자의 사연과 사연을 연결한다. 다섯 권의 책 표지를 나란히 놓으면 다섯 개의 길이 다시 연결되어 더 큰 사회 또는 세상을 이룬다는 사실은 이 시리즈의 숨은 의도이다. 여기, 외떨어진 섬은 없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고, 가치와 가치는 연결되어 있다.   value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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