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

“소설가라는 직업은 인간과 세상을 탐구하는 영역의 일이라 믿으며 이십대 중반부터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어왔다. 지금 책장에는 그 분야의 책이 4백여 권쯤 꽂혀 있는데 그 중에는 한두 장만 읽은 책도 있고 서너 번쯤 반복해서 읽은 책도 있다. 삼십대 후반에는 실제로 약 1백회 가량 정신분석을 받았고, 그 후 여행과 일상생활 속에서 ‘잔존 효과’라 할 만한 긴 자기 분석의 시간을 보냈다,
죽는 날까지 소설가로 살고 싶고, 소설 이외의 글은 되도록 쓰지 않으며, 생애 마지막 작품이 대표작이 되기를 바라는 꿈이 있지만 생은 여전히 미지수이다. 이즈음에는 우리가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 생이 우리를 어딘가로 이끌어간다는 사실을 더 많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 번도 머릿속에 그려본 적 없는 이번 책의 원고를 끝냈을 때 온몸에 돋던 소름도 그것이었다. 그래도 생이 길을 잃지는 않을 거라는 배짱 두둑한 믿음이 있다. 1960년 강릉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에 ‘문예중앙’에 시가, 1985년에 ‘문학사상’에 중편소설 〈죽음잔치〉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3년 첫 장편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로 국민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며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장편소설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외출》 《성에》《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세월》, 창작집《담배 피우는 여자》《단종은 키가 작다》, 심리 에세이《사람 풍경》 등이 있다. ”